*막장 4컷극장

*거미개미

*거미개미외의 타 커플링 나옴*




1.고백

피터:저..저기..아저씨..아니...스콧..저기

스콧:(꿀꺽)(드디어)

피터:조..좋아...좋아해요!!

스콧:...!!!

스콧:나..나도..사시..사실은

??:자 여기까지. 


2.내가 누구냐고?

스콧:?! 뭐야?! 당신 누구?!

??:내 이름은 개미청부살인맨. 모든 세상의 개미를 죽이는 것을 숙명으로 태어났지

피터:어? 토니 아니예요? 토니 반가워요

토니:헤이- 피터. 오랜만이야. 요즘 잘 지냈고?

스콧:저기 당신 숨길생각 조금도 없죠?


3.개미청부살인맨

스콧:당신 아이언맨이잖아요! 토니 스타크!

토니:무슨 소리지? 내 이름은 개미청부살인맨이라니까

피터:와우! 토니 손에달린 빔 새로 만든거예요? 완전 어썸해요!

토니:뭘, 별것도 아닌걸

스콧:아니 저기 조금은 숨겨달

토니: 무슨 소리지? 내 이름은 개미청부살인맨이라니까

스콧:아! 좀!!


4.왜 여기있어요?


피터:그런데 토니 왜 여기있어요?

토니:그건말이란다 피터. 못된 개미를 죽이려고 그러는 거란다

피터:아~ 그런데 토니 왜 빔을 스콧을 향해 겨누고있어요?

토니:그건말이란다 피터. 이 놈이 아주 못되고 무시무시한 개미라서 그런단다

피터:아~ 

스콧:아?! 아??!?! 너 이해한거야?! 토니의 말을 동의 하는거야?!!


5.농담이예요


피터:당연히 아니죠! 스콧은 못된 개미가 아니란말이예요!

피터:방금의 아~는 한번 동의 해본척 하면서 당황해하는 귀여운 아저씨를 보고 싶어서 해본거였어요!

스콧:10대 무서워!!!!!!!

피터:헤헷♥

토니:이 깜찍한 애가 어디가 무섭다는거야!!!! 이 범죄자야!!!

스콧:팔불출도 정도껏해!!!!!!


6.범죄자라니


스콧:범죄자라니! 범죄자라니! 아직 아무것도 안했다구요

토니:피터를 향한 니 마음부터가 범죄야

피터:아앗...스콧이 범죄자가 될 정도로 날 좋아하다니..!

스콧:아냐...그거 아냐!

피터:걱정마요! 스콧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은 이미 무.법.지.대 라구요!

스콧:이런말을 할때마다 니가 10대라는걸 깨달아서 현타가와


7.여튼 범죄자는 아닙니다


스콧:여튼 범죄자가 아니라구요! 일단 그 손부터 치워주시죠! 

피터:맞아요 토니! 제 스파이디 센서가 계속 울리고 있단 말이예요!

토니:혹시 피터 너의 스파이디 센서..

토니:내 위기에도 울리니?

피터:아니요!!

토니:(리필서빔 장전)(오열) 자식새끼 키워봤자 다 소용없어!!!!!!!!!!!!!!


8.리필서 빔 장전


토니:잘가라 범죄자!!!!!!!!!

스콧:으..으아아악!

피터:안돼...!!

????:안돼!!!!!!!!

토니:?!! 억!!!!

????:휴 다행이군


9.아니 당신은


스팁:다행이군, 제때 도착해서

스콧:캡틴 아메리카!!!!!!!

피터:캡틴 아메리카!!!!!!!

스콧:크으..멋있어 역시!! 히어로야!

피터:진짜 멋있었어요! 방패가 어떻게 그런 각도로 돌아가죠?! 어썸해요!!!

스팁:하하(쑥스러움)

토니:(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야)아파 뒤지겠네...


10.왜 끼어들어!


토니:뭐야!뭐! 캡틴이 뭔데 끼어들어! 

토니:캡틴 설마 지금 저 30살 차이나는 연애를 허락하는거야?! 그런거야?!

토니:저거야 말로 아동성범죄라고!!

토니:캡틴 아메리카가 범죄를 용서하는거야?!

스팁:아니 일단 자네가 하려는 행동은 살인죄이다만...


11.말리러 왔지


스팁:자네가 새로 제작한 개미몰살슈트를 입고 나갔다는 정보를 듣고

스팁:큰 위기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달려왔네

스팁:다행이 늦지 않았군

피터:정말 대단해요! 역시 캡틴 아메리카예요!

스콧:(개미몰살슈트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응 안해주는 건가?)


12.당신이 내 심정을 알아?!


스팁:일단 진정하게, 나이차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일단 둘다 상호합의간이기도하고

스팁:피터가 미성년자인 점은 많이 걸리네만. 

스팁:스콧이 무슨 일을 저지를꺼같진않

토니:당신이 내 심정을 알아?! 당신이야 그냥 제 3자니까 그런 이야기가 술술 나오지

토니:나한테 피터는! 피터는..

토니:내 하나뿐인 자식같은 놈이란 말이야..!




비전:(상처)하나뿐인..자식..이군요...



13.혼돈 파괴 망각


토니:비..비전..너는 여기에 왜..!

비전:하나뿐인 자식..그렇지요..저는..자식같은게..아니지요..

비전:인간도..아닌..존재니까..

스팁:비전 자네 이런 캐릭터였나..아니 자네 왜 여기있나?

토니:그..그게아니라..

비전:캡틴 로저스가 스타크씨를 뒤쫓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타크 씨를 도우려고 날아왔는데..

비전:...그렇지요..

토니:그..그게아니라

스팁:아니..자네 이런 캐릭터였나?


14.한국 드라마와 같은 막장


비전: 결국 그런거였군요..

비전: 저는...항상..당신을 Mr.스타크라고 부르지 못하는데

피터: 저는 가끔 대디라고 불러요!

스콧: 저기 지금은 조용히 있어야할꺼같거든

비전: (씁쓸) 아버지를..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토니: 그..그게 아니야, 비전 그러니까

비전: 결국..전...형(?)한테 안된거지요..

비전: 국적도..성도 틀린 김비전이니까요...숨겨둔..자식,..같은 존재니까요..밝혀서는 안될..

토니: 아냐 그게 아니야, 오해야 비전. 그러니까

비전: 당분간 저를 찾지 말아주세요 (사라짐)

토니: 비저어어어어어어어어언!!!


15. 쒸익쒸익


토니:이제 어쩔꺼야! 안그래도 한창 사춘기여서 예민한 나이인데!

스팁:보통 사춘기라는게 2살정도일때 오나?

토니:이게 다 너때문이야

토니:(리펄서빔장전)개미자식!!!

스콧:왜 여기서 갑자기 나때문이야?!

스팁:스콧..이건 자네가 잘못했네

스콧:저기요?!!!!!


16.아 맞다. 이거 피터스콧으로 시작한 썰이었어!!


스팁:그보다 자네는 왜 둘의 사랑을 막는건가? 무슨 이유가 있는건가?

토니:그걸 말이라고해 캡시클?!

토니:일단 둘의 나이차이를봐! 30살은 거뜬히 되어보이지! 그건 범죄라구!

토니:그리고 일단은 지금은 휴전중이긴 하지만 피터는 팀 아이언맨이고 저 개미맨은 팀캡틴이라고!

스팁:그러니까 나이차이와 팀의 다른 이유때문이라는건가?

토니:그래! 그러니까..!

스팁:그러면 나도 자네한테 안되는 건가?

토니:엩...........


17.피터스콧으로 시작했는데.....


스팁:나도 자네와 법적상으로는 나이차이가 아마 30살은 넘게 날껄세

스팁:그리고 자네늩 팀 아이언맨의 대표고 난 우리팀의 대표이지

스팁:그러면 우리 둘도 안되는 걸까?

토니:아니..잠깐만..잠깐.. 캡틴 무슨 이야기야 아니.

스팁:내가 자네에게 고백을 하고 있다는 얘기일세

토니:엩....



스콧:엩...

스콧: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엩................


18.갑자기 고백을 해도


토니:너..너무 갑작스럽잖아

토니:그렇게 고백을 해도

스팁:역시 나는 안되는 걸까?

스팁:나이차이도 있고 팀도 다르니까?

토니:그..그렇지 않아 중요한건....주..중요한건 우리 둘의 마음이라고!

토니:그런건 전혀 중요하지않아!

스콧:(중요하다고 태클 걸면서 맞겠지)

피터:(팝콘)


19. 어썸


[특종 : 팀 캡틴 팀 아이언맨 드디어 화해하다!]

[특종 :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가 연인?!]



스콧:어.....음......우와..............

피터:스콧! 여기 있었군요!! 저희 데이트해요!! 저 오늘 숙제 없어요!!

스콧:그..그럴까..

피터: 묘하게 기운이 없어 보여요! 무슨일 있으세요?

스콧:그게..역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어썸하다고 생각해서...


20.하찮음


스콧:음..그에 비해 난 많이 하찮지

스콧:일단 개미 사이즈니까 말이야

스콧:자이언트맨이라 해도 크기만 자이언트맨이지

피터:스콧은 주목받길 원했어요?

스콧:아니..그건 아닌데 그냥 뭐랄까. 이렇게 데이트한다 뭐한다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신기하기도하고..음..

피터:걱정마요 스콧!

피터:세상 사람들이 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만 주목해도 전 늘 항상 스콧 먼저 바라보니까요

피터:아무리 둘이 어썸헤도 제 안에서 가장 어썸한건 역시 스콧이예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스콧:

스콧:

스콧:(울컥)아니, 10대 너무 대단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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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거미개미를 보고싶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항상 4컷 극장은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말아요......

새벽이라서 그런건가 저도 제가 뭘 썼는지 모르겠네요. 뭘쓴거지 내가...


거미개미+버키스팁버키+퀵바튼퀵



1. 대뜸 고백

피터: 고백할게있어요!

피터: 저랑 스콧이랑..사..사사사사..사겨요!!

스콧: 저기 상호합의로 사귀는거니까

스콧: 저를 향한 무기는 치워주시면 안될까요?


2. 억울해

스콧: 조금 억울한게 있다면 말입니다!

스콧: 제가 고백한거 아니거든요?! 쟤가 먼저 고백했거든요?!

피터: 헤헤 스콧 넘 좋아요

스콧: 아..고..고마워..그..아니 잠깐 조용히 있어봐 그게 아니거든!

피터: 제가 좋다는게 싫은거예요?

스콧: 아니 그건 아니라..아니 잠깐만 내가 지금 변명을 해야지 살아남을 수 있거든?


3. 억울해22


스콧: 쟤가 먼저 고백했단 말입니다!

스콧: 저도 양심이 있어서 몇번 거절했고!

스콧: 그래도 피터가 끈질기게 고백하길래 이렇게 사귀게 된거라구요!

스팁: 그래서 둘이 몇살 차이나지

스콧: (눈길을 피한다)


4. 뜬금없는 커밍아웃


스팁: 30살이 넘게 차이난단 말이지

스팁: 그래....자유국가에 누가 어떻게 연애를 해도 내가 참견할일은 아니지만 말이야

스팁: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스팁: 법률적으로는 괜찮은건가?

스콧: 그러는 캡틴은 지금 여자친구랑 나이차이 몇살나세요!? 최소 70살은 차이나는거 아닌가요?!

스팁: 한살밖에 차이 안나네

스콧: 에............


5. 둘이 사겨요...?


샘: 잠깐, 기다려 스팁. 한살밖에 차이 안난다니 버키랑 사겨?!

피터: 대-박. 미친! 캡틴 아메리카랑 윈터솔져랑 사귀고 있다니!

냇: 잠깐, 스팁 이거 누구누구 알고있는거야? 이렇게 막 알려도 되는거야?

샘: 기다려봐 기다려봐. 언제부터?!

스콧: (겨눠진 무기는 치워졌지만 어쩐지 외로워졌다)


6. 우씨 내 이야기는 어떻게된거야


스콧: 기껏 고백했더니 갑자기 묻히다니!

스콧: 캡틴 아메리카 대단하잖아! 역시 캡틴 아메리카야! 아니 이게아니라!

스콧: 여기도 신경 써주실래요?!

피터: 걱정마요 스콧! 저는 그래도 스콧이 가장 중요해요! 제 눈안에는 스콧밖에없어요

스콧: 고맙다! 부끄럽다! 제기랄 10대 대단하잖아!!


7. 캡틴의 장난


스팁: 그래서 둘이 어떻게 사귀게 된건가

샘: 맞아 저 거미보이는 팀아이언맨이잖아요

피터: 보이라뇨! 맨이라구요! 

피터: 그리고 팀 아이언맨이라뇨

피터: 한달전부터 저는 팀앤트맨이라구요

스팁: 정말인가? 섭섭하군..팀 캡틴에 빈자리가 있는데

피터: 저요저요저요저요저요!! 그 자리에 저요!

스콧: 너임마 너무 빨리 갈아타잖아!

스팁: (웃음)

스콧: 어..저기 이거 캡틴 아메리카식 놀리기 인가요?


8. 냇의 장난


냇: 뭐, 어찌되었든 사귀는 거니까. 축하는 해줄게

스콧: 드디어 축하해주는 인물이! 감사합니다

냇: 그래서 말인데 

냇: 누가 아래고 누가 위야?

스콧: 아니 잠깐 피터는 아직 애고 그런 성인들의

피터: 저는 위를 희망합니다!!!!!

스콧: 10대 대단하잖아!!! 언제 포지션까지 생각한거야!!!!! 


9. 샘의 장난


샘: 그래그래. 이렇게 된거군 틱-톡-

스콧: 아, 뭐어. 이제 정신적인 데미지가 너무 커서 무슨 말을 해도 넘어갈꺼같아

샘: 그래서 그때 내 데이트를 거절한거였군

샘: 이거 많이 아쉽게 되었어. 

피터: 네? 데이트요? 이게 무슨소리예요? 네? 스콧? 저기요?

스콧: 죄송합니다 이거 데미지가 장난 아닌데요

스콧: 아니 데이트 한적 없으니까 이거 샘 장난이니까

스콧: 저기 피터 너 은근 정색하면 무섭구나. 응 아저씨 지금 많이 무서워


10. 그냥 알아두라고요


스콧: 아니, 뭐 딱히 비밀연애를 할 생각은 없지만

스콧: 그래도 미리 알아두셨으면 해서요

스팁: 우리 말고 또 누가 아나?

스콧: 바튼씨한테 말하지는 않았지만 저번에 그..뭐..데이트 현장을 들켰다고해야하나

피터: 뽀뽀하는거 들켰어요!

스콧: 내가 잘못했으니까 입좀 다물어줄래

스팁: 그 외에는 아무도 몰라요. 지금 세명말고는요. 뭐 서서히 알아가겠죠.


11. 바튼


냇: 헤이, 클린트. 뭐해?

호크: 잠깐 커피좀 마실려고. 으- 잠이 안깨서

냇: 그래? 그보다 스콧이랑 피터랑 사귀게 된거 말이야. 나는 안 놀라웠는데 예상외로 놀라는 사람이 많더

호크: ?????????????????????둘이 사겨??????????????언제부터??????????????????????

냇: 너새끼는 언제부터 몰랐는데요


12. 바튼2


냇: 둘이 입맞추는거 목격했다면서!

냇: 왜 모르는거야?!

호크: 아........아아.......

호크: 그거 약간 부자지간의 스킨십 비슷한건줄

냇: 아니 어떤 부자지간이 입술박치기로 스킨십을 해

호크: 그래...? 피에트로는 그게 보통이라고 나한테..

냇: 피에트로!!!!!!!!!!!!!!!!!!!!!!!!!!


13. 토니 스타크가 모르는 것은 없다


스팁: (그러면 나랑 바튼이랑 냇과 샘 이렇게만 아는건가)

스팁: (비밀연애는 아니라고 했지만 딱히 떠벌릴 이유는 없으니 조용히 있어야겠군)

스팁: 토니? 지금 뭘 하고있는건가

토니: 헤이 스티브 오랜만이야? 이거? 새로운 무기를 만들고 있지

토니: 일명 개미때려죽이는 리펄서 빔이라고 할까. 개미라는건 지구에 있으면 안되는 존재니까 말이야. 쓸모없고 작고 하찮은 존재이지. 로키가 그냥 밟을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야. 

스팁: 저기 알겠으니까 일단 진정좀 하게


14. 난 인정못해!


토니: 난 인정못해! 그런 놈이랑 사귀다니!

스팁: 자네가 인정 못하면 어쩔건가. 둘이 사귀는데

스콧: 저기..우연히 지나가다가 들었는데 저희 일단 상호합의간에 사귀는거니까

토니: 넌 또 뭐야

스콧: 미치겠네!!!!


15. 왜 기억 못해?!


스콧: 왜 기억못하는거야

스콧: 딱히 내가 기억될만한 큰 존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스콧: 그 자이언트맨이라고!

토니: 자이언트맨..?

스콧: 피터랑 사귀고있는

토니: 너새끼였구나(리펄서빔 장전)

스팁: (답답)자넨 왜 명줄을 재촉하나?


16. 도와줘요 캡틴 아메리카


토니: 비켜 캡틴- 이 리펄서빔이면 자넬 뚫을 수도 있어

스팁: 일단 사람을 죽이는건 안되니까... 진정좀해주게

스콧: 저 사람 진짜 날 죽일생각이예요! 

스팁: 저기 구해줄꺼니까 너무 내 등 뒤에 몸을 밀착하지 말아줄래

버키: 야 너 뭔데 스티브 등 뒤를 껴안고 있어

스콧: 도와줘요 캡틴 아메리카

스팁: 나부터 도와줄수 있겠나


17. 오해니까 말이야 버키


스팁: 오해야, 버키. 지금 스콧이 내 등을 껴안고있는건

버키: 등 뒤를 껴안는건 부정 안하는구나

스팁: 아니 그러니까, 일단은 메탈암좀 내려줄래

토니: 그래, 저새끼를 죽이는건 나야

스팁: 아니 죽이면 안되니까. 일단 리펄서빔좀 내려줄래

스콧: 제발 살려주세요.

스팁: 아니 일단 자네는 내 몸에서 떨어져 주겠나... 이러다가 버키한테 우리 둘다 죽는 수가있네


18. 스파이더맨 등장


피터: 저의 스파이더 센서가 강력하게 울리기 시작했어요!

피터: 이것은 즉 스콧의 위기라는 뜻!

피터: 원래 스파이더 센서는 저의 위기에만 울리는 것이지만

피터: 스콧과 저는 한 몸! 스콧의 위기에도 울린답니다!

스팁: 싸울때 말하는 버릇 고쳐야 한다고 몇번을 말했니

토니: 한몸? 벌써 몸을 섞었어?!!?!?!!??!?

스팁: (깝깝)토니 자네 혹시 비유법이라고 아나?


19. 진정해요!


피터: 여러분을 진정 시켜드리죠!

피터: 스파이더맨 거미줄!

토니: ..! 내 리펄서 빔이! 피터!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아!

피터: 스파이더맨 거미줄!!

버키: (쾅)(벽이랑 밀착) 또 이거야 

피터: 자 이제 모두들 안심이예요!!

스팁: (정색) 누가 버키한테 저래도 된다고 했지?

스콧: 저기 이제 그냥 죽는게 더 편한거같아


20. 모두의 해결사 냇


냇: 먼저 스콧이랑 피터는 사귄다. 둘이 상호합의로 사귀는 거니 불만은 없는걸로!

토니: (입삐죽)

피터: 좋아요!

스콧: 다행이다...

냇: 버키랑 스팁은 70년전부터 사귀었다. 아주 큰 일이니 이 이야기는 어벤져스내의 비밀인걸로

버키: 언제 나랑 스티브랑 혼인 신고서 작성할 수 있어

스팁: 버키 니가 원하다면 언제든지 오늘할까?

냇: 저기 하지말라고 비밀이라고 

냇: 자 모두 이야기가 끝이 났지? 그럼 이제

냇: 피에트로를 조지러가자

일동: 엩




---


의식의 흐름으로 푼 썰. 분명 처음에는 피터스콧이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다양한 커플링이 나와버렸네요.

워낙 잡탕식으로 이것저것 다 파서(웃음) 




귀향

 

JunkFood

 

허억-”

 

버키가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며 눈을 떴다. 식은땀으로 축축이 젖은 몸은 물을 빨아들인 솜처럼 무거웠다. ‘여기가 어디지?’ 만약 다음에 눈을 뜨게 된다면 보이게 되는 것은 천장이 아니라 스티브의 얼굴 일 것이라 생각 했다. 나무로 된 천장은 낯설면서 묘하게 익숙했다. 설마 와칸다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버키가 마른 침을 삼키며 몸을 움직였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무언가 위화감이 들었다. “..이게 뭐야삐걱 거리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무의식중에 사용한 것은 왼 팔이었다. 왼 팔. 현재 존재하면 안 되는 팔. 버키가 떨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왼 손을 들었다. 버키의 시야에는 단단하고 굵은 성인 남성의 보통팔이 보였다. 숨이 턱 하고 막혔다.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 지금 보이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미래의 최첨단 기술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 팔인가? 언제 다시 달아준 거지? 시험해보기 위해 버키가 왼쪽 어깨를 움직이며 팔을 돌려보았다. 메탈암으로는 느껴질 수 없었던 뼈와 근육의 일체감이 느껴졌다. 진짜다, 이건 진짜 내 팔이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다시 팔이 생길 수 있는 거지? 낯선 곳에 눈을 뜬것도 익숙지 않은데 갑작스레 생긴 자신의 팔에 정신을 팔리고 말았다. 팔에 정신이 팔려 몸을 푸드덕 움직이고 있는 사이에 끼이익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이곳으로 들어왔다.

 

버키? 일어났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스티브였다. 하지만 생각했던 스티브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놀랍게도 캡틴아메리카, 살아있는 전설, 미국의 영웅인 스티브가 아니라 항상 마음 한 켠에 담아져있던 브루클린의 작고 마른 청년인 스티브의 모습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그래, 이 낯설지 만 익숙한 곳은 스티브의 방이었다. 과거에 잘 곳 이라고는 좁은 1인용 침대뿐인 스티브의 방에서 버키는 종종 억지로 끼어들어 잠을 청한 적이 있었다. 비좁은 침대에 서로 맞닿은 살결과 풀풀 나던 먼지 냄새,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공간속에 지금 다시 서있는 것이다.

 

무슨상황이냐니...기억 안나?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늘 있는 일이지, 너는 어제 누군가와 술을 거하게 마셨고 또 너희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 집 문을 두드렸고 기어코 바닥에 자라고 해도 꾸물꾸물 내 침대에 기어들어왔고 또 나는 술 냄새 나는 니 옆에서 잠이 든거지

아니..그게 그게 아니라

 

스티브는 버키의 이게 무슨 상황이야? 라는 말을 70년 전 스티브와 버키가 자주 겪던 해프닝을 묻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런 의미로 묻는 것이 아니었던 버키는 혼란스러워 어지러운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짧은 머리카락이 만져졌다. 어떻게 말을 건네야 할지 몰랐다. “속이 많이 안 좋아? 안색이 창백해버키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을 단순한 숙취로 여겼는지 스티브가 짓궂은 표정을 거두고 천천히 버키의 곁으로 다가왔다. “버키스티브가 침대에 오도카니 앉아 안색이 하얗게 질린 친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뼈밖에 느껴지지 않은 딱딱한 손가락의 감촉이 어깨로부터 느껴졌다. “스티브.....” 생생한 감촉이 느껴지자 울컥 하면서 뭔가 뜨거운 것이 안속에서부터 솟구쳤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솟구친 열이 머리끝까지 점령하였다.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스티브를 단숨에 와락 하고 안았다.

 

..돌아온거야?...”

 

 

*

 

스티브의 배에 얼굴을 묻고 버키는 오랜 시간 동안 눈물을 흘려보냈다. 갑작스럽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서 울고 있는 자신의 친구를 보며 스티브가 느꼈던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만해도 기분 좋게 취하고 들어와서 어느 때와 다름없이 숙면을 취한 친구가 일어나자마자 자신을 붙잡고 우는 것이었다. 당황을 넘어서 황당스러운 상황이었다. 버키가 눈물을 그치자 스티브는 버키의 손을 잡고서는 부엌의 식탁에 앉혀놓았다. 방금 전 감정의 여파가 남아있는지 버키는 잘생긴 얼굴을 잔뜩 찡그린 상태로 코를 훌쩍이고 있었다. 평소의 버키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스티브는 우유를 냄비에 넣고 살짝 끓여 따뜻하게 데운 상태로 버키의 앞에 놓아주었다. 그러고서는 버키의 맞은편에 앉아 재촉하지 않고 버키를 기다려주었다.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울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해주기를. 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버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악몽을 꿨다고?”

악몽...이라고 하기엔 너무 길고 생생한데

 

어린애도 아니고 악몽을 꾸고 지금 그렇게 엉엉 울었단 말이야? 라는 말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스티브가 인내심을 담아 꾸욱 참아내었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덩달아 나올 것 같은 웃음도 참느라 힘이 들었다. 버키는 스티브가 웃음을 참고있는것도 모르는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스티브가 슈퍼혈청을 맞고 캡틴 아메리카가 된 일, 그 뒤 자신을 구출한 일, 자신이 기차에서 떨어진 일, 스티브가 뉴욕을 구하기 위해 빙하에 얼려진 일, 미래에 다시 일어난 일 그리고 자신이 윈터솔져로 활동한 일. 몇 십 년을 걸친 장황한 내용들이 막상 밀로 나오자 삼십분이 안 되어 끝이 났다.

 

미안, 버키. 진지한데 조금 웃어도 될까?”

웃을 일이 아니야, 스티브. 단순히 꿈이 아니라니까?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져 내 팔이..”

“..니 팔이 강화된 메탈암이었던 순간이?”

그래..!”

 

스티브가 이제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자신의 친구가 이렇게 진지하게 악몽에 대해 토로하고 있거늘, 이 상황이 그저 웃기기만 했다. 아무리 그대로 캡틴 아메리카라니, 미국 대장이라니. 네이밍 센스가 너무 떨어지잖아. 윈터 솔져라니, 겨울 군인이라니. 너무 멋있어서 동경해버릴 것 같잖아. 터져 나올 것 같은 웃음을 참아 스티브의 몸이 덜덜 떨렸다. 버키는 자신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웃기만 하는 저의 친구가 야속하기만 했다.

 

스티브, 진지하게 듣고 있어? 지금 엄청난 일이 벌어진 거라고. 캡틴 아메리카인 네가 다시 이렇게 되다니. 미국이 난리가 날꺼라고!”

, 잠깐만. 버키. 이제 못 참겠으니까 이야기하지마봐. 정말...정말 꿈에 그리운 일이네. 내가 그러니까 미국대장님이 되어서 전쟁과 하이드라에서 세계를 구하다니. 그 꿈 소설로 쓰면 잘 팔릴 것 같다

꿈이 아니라니까!”

 

버키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그 진지한 모습조차 웃길 따름이었다. 결국 하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스티브의 앞에 버키가 짜증스럽게 앞머리를 쭈욱 올렸다. 이 그리운 곳을 돌아온 것과 스티브와 다시 재회한 것은 감동적이었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면 보통 큰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잠들었던 시대를 생각하면 그를 따르던 동료들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리더-캡틴 아메리카-가 사라진 것이었다. 큰일도 이런 큰일이 없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스티브의 몸을 어떻게 되돌려야할지, 해결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문제에 버키의 골머리가 썩어 들어갔다.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이런저런 가정을 생각하던 도중, 버키의 뺨에 딱딱한 촉감이 느껴졌다. 고개를 올려보니 어느새 자신의 가까이로 다가온 스티브가 자신의 뺨을 붙잡고 있었다. 이게 무슨..? 버키가 미간을 찌푸리자 스티브가 자신의 손가락으로 버키의 통통한 볼살을 잡아당겼다. 쭈우욱- 하고 효과음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게 므하느지시야

아프지?”

벼로아프지는아느데

그래?”

 

아프지 않다는 버키의 말에 스티브가 좀 더 힘을 줘 쭈우욱 하고 버키의 볼을 늘렸다. 거의 최대한으로 볼이 잡아당겨지자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프아 그마네지금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망정 스티브는 버키에게 어린애와 같은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프지? 그래, 버키. 꿈은 끝났어. 지금이 현실이라고현실. 순간 버키의 심장이 철렁 하고 내려앉았다. 꿈이 끝났다고? 지금이 현실이라고?

 

동양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호접지몽이라고 알아?”

...접지몽..?”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나비가 된 꿈을 꿨는데, 근데 그게 너무 실감이 넘쳤다는 거야. 마치 정말 나비의 삶을 산 것 처럼. 근데 일어나보니 그 사람은 사람이었지. 하지만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 않았다는 거야. 그래서 이런 말을 남겼어.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건가, 나비가 내가 된 꿈을 꾸고있는건가. 꿈이 너무 생생해서 현실과 구별할 수 없는걸 말해. 넌 지금 그런 꿈을 꾼 거야

말 도안돼..그럴 리가 없어

원한다면 뺨이라도 한 대 내리쳐줄까? 꿈이라면 깰 텐데

스티브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들었다. 호접지몽. 버키는 그런 스티브의 장난을 받아들여주지도 못하고 방금 들었던 말을 웅얼거렸다.

 

모든게 꿈이었다.

 

정말로?

 

 

*

 

 

브루클린으로 돌아온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돌아왔다라는 표현을 쓰면 스티브가 이상하게 생각할 지도 몰랐지만, 자신에게는 돌아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술에 취해서 어느 때와 같이 스티브의 침대에서 잠을 들었던 날의 하룻밤 꿈. 겨우 하룻밤 꿈이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길고 지독하고 끔찍한 꿈이었다. 아무래도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다며 스티브가 자신을 집 까지 데려다 주었다. 70년 전의 나, 과거의 나였더라면 너에게 배웅을 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을지 모르지만 현재의 나는 스티브가 말한 대로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순순히 호의를 받아들였다.

 

스티브의 배웅으로 집 안에 들어서면서 버키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을 뻔했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도 동생들. 그들은 하룻밤 정도 돌아오지 않은 버키를 보고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또 스티브의 집에서 잤니?” “자꾸 그렇게 폐 끼치면 안 된다식탁에 앉아 동생들에게 줄 과일을 깎아주는 어머니의 말씀도 신문을 넘기며 엄한 척 꾸짖는 아버지의 말씀도 너무 오랜만이고 따뜻했다.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을 하자 다들 모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서는 버키의 주위에 원을 그리듯이 모여 무슨 일 이냐며 그를 달랬다. 버키가 했던 말은 똑같았다. “돌아왔어. 돌아왔어요

 

정말로 돌아온 것일까. 다시 브루클린의 일상으로 돌아온 버키는 제임스 뷰캐넌 반즈로서 생활을 하려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 많은 사건과 사고를 그저 꿈이라고 치부하고 없었던 일로 생략하기에는 자신은 너무 달라져 있었다. 그렇다고 스티브에게 그랬던 것처럼 모두에게 자신의 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기란 어려웠다. 그 이야기를 실제라고 하기에는 증거도 없었고, 만약 자신이 겪었던 꿈들이 실제라고 말한다면 지금은 어떤 상태란 말인가? 시간여행인가 무엇인가? 시간여행이라고 한다면 자신은 팔 한쪽이 없는 상태로 브루클린에 도착했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왼팔은 멀쩡하고 거울에서 본 자신의 모습은 박물관에서 보존되어있는 버키 반즈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겪었던 일은 전부 꿈이고, 이곳이 정말 현실인걸까? 스티브의 말대로 호접지몽처럼 현실과 꿈을 혼동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여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버키가 선택한 길은 일단 모두 잊고 현대의 시대를 즐기자라는 것이었다. 너무 낙천적인 것일지 모르지만 고민하여도 답은 나오지 않았고 누군가가 해결책을 내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그냥 지금의 생활을 무시하기에는 곁에 있는 가족들은 따뜻하였고 옆에 있는 스티브는 달콤하였다. 전 보다 조금 더 무뚝뚝해지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버키를 걱정 하는 것인지 가족들과 스티브는 더욱 그의 안위를 살펴주곤 하였다. 스티브는 특히 그랬다. 기억하기에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딱딱한 스티브는 자신에게 먼저 무언가를 하자며 권유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매일같이 버키의 집에 찾아와 영화를 보자는 둥, 밖에 나가서 무얼 하자는 둥 신경을 써주며 곁에 있기를 자처하였다. 버키는 거절하지 않았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이때의 스티브와 버키는 아직 연인이 아니었다. 풋풋하게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고백하지 못하고 서로를 의식하고만 있던 시기였다. 미래에 비록 꿈이라고 치부 되었지만 이미 서로가 연인인 것을 알고 있던 버키에게는 달콤하면서도 낯간지러운 시간이었다. 그때의 스티브 보다 훨씬 더 미숙하고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스티브는 은근슬쩍 보내는 시선이나 행동 몸가짓으로 버키를 좋아한다는 분위기를 잔뜩 뿜어내고 있었다. 이때의 난 왜 그걸 몰랐을까. 아마도 자신도 스티브만큼 미숙해서였겠지. 그런 스티브를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아니 엄청나게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행동과 티를 내는데 그것이 기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버키는 이 달콤한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그래 그러기로 다짐했다. 그랬었다. 그런데.

 

약속은 15시의 영화관 앞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자고 하였다. ‘이미 봤던 건데....’ 지금의 일어난 일들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버키에게는 모두 과거형이었다. 영화는 시시한 내용이었다. 여자와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뻔하고 뻔한. 그럼에도 거절하지 않은 이유는 역시 스티브와 만나고 싶어서였다. 물론 그에게 영화보기싫어라고 말했다면 다른 구실로 약속을 잡았겠지만 굳이 그의 수고를 더 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버키는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영화관을 향해 길을 거닐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낯설면서 익숙했다. 미래에 보았던 것과 다르게 이 시대의 색은 대부분 비슷했다. 노랗지만 어딘가는 어두운, 회색빛을 띄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모두들 비슷한 색의 옷을 입고 건물도 비슷한 색으로 칠해져 있다. 텁텁하다고 하면 텁텁할 수 있는 이 색들 속에 자신도 비슷한 색을 입고 거닌다는게 꿈만 같았다.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나의 꿈을 꾸고있는것인지

 

정말로 그 모든 것은 꿈이었을까. 이게 현실이고 그건 정말 긴 악몽이었을까. 이제는 고민하지 않고 놓아도 되는 것일까. 이 행복한 일상을, 작지만 소중한 일상을 보내도 되는 것일까. 제임스 뷰캐넌 반즈로 돌아가도 되는 것일까. 아무리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돌아온 것인가, 정말로. 그렇게 갑작스럽게 주어진 무한한 행복에 어찌할 줄 몰라 멍하니 길을 걷고 있던 때, 버키는 무언가를 목격하였다.

 

무언가를 보았다. 목격해버렸다. 모두와 비슷한 색을 띄고 있는 회색빛 브루클린 속에서 유일하게 쨍하게 컬러 빛을 띠고 있는 남자를. 그러니까 이 시대의 브루클린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남자를. 갑작스럽게 이제 일상에 동화되어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될까 싶을 때, 어느 날처럼 스티브와의 약속에 맞추기 위해 걷고 있을 때. 그게 정말 꿈이라고 생각해? 라고 묻는 듯이 그 남성을 목격하고 말았다.

 

럼로우...?”

 

절대 지금의 브루클린에서 볼 수 없는 자를.

 

 

*

 

 

럼로우였다. 분명 럼로우였다. 착각같은게 아니다, 환영같은게 아니다, 잘못본게 아니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는 분명 럼로우였다. 시대에 섞이지 못한 반물질처럼 이질적인 존재로 그 수많은 인파속에서 자신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버키가 알고 있는 럼로우였다.

 

럼로우를 멈추기 위해 버키가 소리를 질렀다. “럼로우!” 하지만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유유히 인파속에 섞여 앞으로 계속 걸어 나갔다. 그를 잡기 위해 인파를 헤치고 뛰었지만 어쩐 일인지 뛰고 있는 버키가 걷는 그를 쫓을 수 없었다. “거기서, 럼로우!” 손을 뻗어가며 급하게 사람들 사이로 달렸지만 결국 잡을 수 없었다.

 

럼로우를 목격하고 난 후, 버키는 다시 일상 속에 섞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을 꿈으로 치부하고 이 행복을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을 때 버키의 머릿속을 들여다본 것인지 악마와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예지몽을 꾼 걸까? 예지몽이라면 미래의 럼로우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였다. 럼로우의 존재가 버키의 가슴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럼로우가 있다는 것은 버키의 꿈이 단순한 꿈이 아니란 소리였다. 럼로우가 있다는 것은 이 현실이 가짜라는 뜻도 아니었다. 럼로우는 버키가 꿈꿨던 미래가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시켜주기도 하였으면서 지금의 현실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시켜주기도 하였다. 만약, 그게 정말 그냥 악몽이라면 꿈속에서 같이 대화를 나눴던 그 남자가 어떻게 똑같이 튀어나올 수 있냔 말인가?

 

뭐가 어떻게 되가고 있는 거야

 

버키가 고개를 숙이고서는 낮게 중얼거렸다.

 

 

*

 

 

럼로우의 목격만으로도 혼란스럽고 미칠 것 같은데 버키를 괴롭히는 존재가 또 하나 있었다.

 

하지만 꿈에서 넌...!”

버키, 그건 꿈일 뿐이야. 현실이 아니라고!”

스티브가 오히려 답답하다듯이 큰 소리를 냈다. 현실이 아니라고? 내가 겪었던 그 순간들이 현실이 아니라고? 꿈이라기엔 너무나도 길었던 악몽,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했던 경험들. 그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그모든갈망것부식들이용광로현실성냥이하나아니라고귀향그렇다면아홉내가새벽겪은열입곡일들은화물칸. 머리가 어지러웠다. 시야가 빙글빙글 돌고 머릿속에 끔찍한 단어들이 되새겨졌다. 꿈에서처럼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 폭주할 것 같지는 않았으나 속이 울렁거리고 뒤틀렸다. 버키가 몸을 비틀 거리며 넘어질 뻔하였다. 이제 몸에서 식은땀이 났다.

 

"버키..? 괜찮아? 어디아파?"

"아니야..아니야 괜찮아 스티브"

"..버키 너 요즘 이상한 거 같아. 무슨 일 있는 거야? 그냥 단순히 꿈때문에 그러기엔..“

 

럼로우를 보았단 말이야, 스티브. 꿈속의 인물이 현실에 등장했단 말이야. 버키가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삼켰다. 아무리 저를 신뢰하는 그여도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둘은 오늘 스티브의 4번째 입대지원을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70년 전의 버키라면 이 날 스티브를 위로해주었을 것이다. 이번엔 어느 지역을 썼냐면서 너스레를 떨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버키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럼로우를 목격한 이상 이 단순한 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렇다면, 만약 그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라면. 스티브는 입대를 하고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 미국을 구하고 얼려지게 된다. 일상적인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모든 것을 이곳에 남긴 상태로 날아가 버려 살아있는 전설 캡틴 아메리카로 박제가 되어버리고 만다. 스티브 개인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진 모르지만, 적어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버키는 스티브가 행복해졌으면 했다.

 

어떻게 하면 스티브의 입대를 막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스티브가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나의 작은 친구가 이대로 브루클린에서 행복해 질 수 있지? 버키는 곧 있으면 징집이 되어 영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말이 좋아 지원이지 사실상 이 시대의 젊은 남자들은 모두 군에 징집이 되어 떠났다. 꿈에서 엄청난 것을 보았기에 군대에 갈 수 없습니다. 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블데이트. 그래, 스티브와 함께 더블데이트를 했고 스티브는 거기서 그 박사를 만났어. 버키가 천천히 머릿속으로 과거 - 아니 현재일까? - 를 생각해보았다. 그래, 그때 미래에 데려가주겠다 뭐니 하면서 갔던 곳에서 스티브는 그 박사와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 그곳에 가지 않으면 돼. 그 날은 슬픈 날이니까 둘이 하루 종일 집에서 술이나 마시자고 하면 돼.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하면 정말로 스티브가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돌아오면 모든 것이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머릿속은 고민투성이로 터질 것만 같았다. 창문을 열고 멍하니 달을 바라보았다. 입대를 지연해 볼까? 계단에 크게 구르면 지연되지 않을까? 스티브를 지키는 거야. 캡틴 아메리카가 될 수 없게 계속 그의 곁에 머물고 있으면 그러면...

 

그건 불가능해. 버키 반즈. 그보다 니 일부터 걱정하는 게 좋지 않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등 뒤로부터 들려왔다. 버키가 재빨리 뒤를 돌아보며 상대방을 확인하였다. 가족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스티브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럼로우

안녕, 버키 반즈

 

버키가 침대에서 튀어 올라와 럼로우의 멱살을 잡았다. 저번처럼 놓칠 수 없어 붙잡은 마음도 있거니와 지금의 상황의 원인이 모두 그의 탓인 것과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워워- 진정해. 지금 설명해주려고 나타난 거니까. 이렇게 하면 내가 아무 말도 못하잖아손을 들어 항복 태세를 취하면서 럼로우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럼로우 맞지?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당장 설명해!”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상태로 말하였다.

 

손 좀 놓아달라니까. 거 참

그 말과 함께 럼로우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 와 동시에 버키의 몸이 스르륵 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하였다. 럼로우의 멱살을 놓친 것도 놓친 거니와 다리에도 힘이 풀려 털썩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아직 한 달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브루클린의 멋쟁이로 돌아온 거야? 꽤나 감정적인데? 윈터솔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

이게..이게 어떻게 된 거야. 뭐야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일단 난 럼로우가 아니야. 럼로우의 형상을 띄긴 하였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타임워프 그 이상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왜 럼로우의 모습이냐면. 스티브 로저스 외에 너에게 가장 눈에 띄면서도 이 시대에 이질적이다 라고 느껴져야 하는 사람이어야 하거든. 선택지는 한가지 밖에 없었어. 럼로우 브룩. 이 나자의 모습이라면 바로 알아차릴 꺼라 생각했지

원하는 게 뭐야. 왜 날 여기로 돌려보낸 거야

(), 즐거움, 재미, 유쾌, 오락, 쾌락. 네가 과거로 돌아가서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하고 재미있을꺼같아서. 별 깊은 뜻은 없어

변태새끼

 

럼로우, 아니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인간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냐고 하니까 무엇도 아니라고 하였다. 악마라고 묻자, 그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인간이 아니다, 신이 아니다, 악마도 아니다, 천사도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힘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존재다. 그는 버키를 과거로 보냈다고 한다. 타임워프 같은 의미가 아니다. 시간을 뛰어 넘어 과거에 왔다면 버키의 왼팔은 잘라져있어야하고 현시대의 버키와 함께 공존하여 지금의 시대에는 2명의 버키가 있어야 하니까. 타임 워프 따위 같은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버키를 과거로 보낸 거다. 미래의 버키의 의식을.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지 못해 물었다. “왜 불가능하지?” 남자는 더 어이가 없다듯이 물었다.

 

방사능에 노출되어서 헐크가 생기고 아스가르드라는 외계의 왕자가 지구의 신화속 토르와 같은 이름과 이야기를 갖고 있고 몸이 약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남자가 무엇이든 4배 이상으로 만들어준다는 약을 먹고 강해진 건 말이 되고 네 의식이 과거로 돌아간 건 왜 말이 안 돼?”

그건..적어도 과학적이잖아

이 세상에 과학적이지 않은 건 없어. 귀신도 유령도 모두 과학적이지. 나도 과학적인 원리로 널 이렇게 보낸 거야. 다만 네가 알던 시대에 밝혀지지 않은 것 뿐

남자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얼추 듣기로는 논리적이었지만 또다르게 들으면 그저 말싸움에 이기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 같았다.

 

그렇다면..미래의..그러니까 현재의..아니..미래의 나는 어떻게 되어있지?”

잠들어 있잖아

아니. 그러니까 만약에 내가 계속 이곳에서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네가 겪은 일들은 정말 말 그대로 이 되어버려. 가상의 이야기가 되어버리지

 

입이 떡 하고 벌어졌다.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현실들이 저 하나로 가짜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였다. 말도 안 되고 분에 넘치는 일들이었다.

 

그래도 걱정 마, 바뀌는 건 네 운명 하나뿐이니까. 세계는 그리고 운명은 너를 제외하고 모두 똑같이 흐를 거야. 내가 거기까지는 영향을 못 미치거든. 인간은 60년대에 달로 갈꺼고, 케네디 대통령은 암살당할꺼고 토르도 다시 내려올꺼고 죽을 사람은 죽을 거고 산사람은 계속 살 거야

“‘로 인해 야기되는 것들은?”

전부 수정되어 똑같이 될 거야. 예를 들어 윈터솔져는 버키 반즈 개인이 아니라 하이드라에서 만든 단체들이 될 수 있고. 뭐 그네들 인생이 거기서 거기여서 별로 바뀌진 않을 거야

그러면..스티브는..스티브는 어떻게 되는 거야?”

"스티브는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바꿀 수 있는 건 버키 반즈 너의 운명뿐이라니까? 스티브 로저스의 운명은 바꿀 수 없어"

"스티브가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게 운명이라고? 헛소리마"

"헛소리가 아니야. 그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고 선택했다.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하는 거야, 생각한 자의든 생각지 못한 자의든. 애초에 난 너에게밖에 영향을 못 끼쳐. 큰 운명은 바꿀 수 없지. 너로 인한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뭐, 다 수정될 거야.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 지금 넌 그냥 기회가 주어진 것뿐이야. 삶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 하지만 스티브는 구할 수 없다. 스티브가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스티브가 얼음에 갇히는 것을 되돌릴 수 없다. 스티브 로저스와 함께할 수 있는 브루클린의 미래 따위는 없다.

 

"그렇다면 내 운명은 무엇을 바꿀 수 있다는 거지? 방금 전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했잖아"

"네 운명을 바꿀 계기가 되는 곳이 있어. 너는 그곳에서 선택을 하면 된다. 어떻게 할지"

"그때가 언제지? 무슨 선택을 하라는 거야"

"조만간. 나는 그때 다시 너에게 나타날 거다. 대답을 듣기 위해"

 

그때 보자고. 너는 어차피 그때까지 살아있을 운명이니까.

 

어마어마한 말을 남기고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남기고 어마어마한 전개를 남기고 남자가 웃으면서 사라졌다. 정말 마법처럼 모습의 파편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며 사라졌다. 버키에게 보란 듯이 자신이 신비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처럼.

 

*

 

버키는 계단에 굴러 다리가 부러트려 입대를 지연시켰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 스티브의 곁에 남아 군대로부터 그를 지켜내기 위해 힘을 썼다. 스티브와 곁에 있는 순간순간 계속 말을 하였다. 위험한 시도를 하지마, 만약 누가 실험을 하자고 하면 거절해, 꼭 군대에 입대하는 것만이 애국은 아니야, 너는 너만의 방식이 있을 거야. 귀에 질릴 정도로 버키의 잔소리를 듣는 스티브는 지나가는 말로도 알았다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버키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버키는 군대에 가는 순간까지 스티브의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군대에 입대 후 버키는 하이드라의 포로로 잡혔고 똑같은 실험을 당했다. 그 와중에 들었던 생각은 누군가 나를 구한다면 그것이 부디 스티브가 아니길 이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물론 그 간절한 마음은 배신당했지만 말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커진 스티브는 자신을 구하러 왔고 모습을 보아하니 그 빌어먹을 실험에 참가한 게 분명했다. 뒷이야기도 똑같다. 미래의 하울링 코만도가 될 대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스티브를 보면서 버키는 펍 밖으로 나왔다.

 

승리의 열기로 펍안은 휘황찬란하고 따뜻했지만 바깥은 대조적으로 어둡고 차가웠다. 아무도 없는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가 벽에 기대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 갑갑하면서도 이것이 정말 운명인건가 싶어 허망했다. 혼자 그렇게 열기를 식히고 있던 중 누군가가 옆으로 걸어왔다.

 

"네가 말한 선택의 시간이 지금이구나"

"그래, 지금이야. 너의 미래가 결정되는 순간, 너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 너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

 

우습다. 스티브에게 구해져 이제 들어가 그와 함께 정답게 술을 나눠마실 이 시간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니. “이 결정으로 너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어, 버키 반즈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선택을 하던 때는 지금 이었으니까.

 

내가 뭘 결정하면 되는 거지?”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돌아갈 것인가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데?”

지금 겪은 일들이 꿈이 돼. 그리고 지금 얼려있는 버키 반즈가 현실이 되겠지

돌아가지 않는다면?”

스티브에게 가서 말을 해. 너를 따라갈 수가 없다고. 그러면 너의 운명은 크게 뒤바뀌게 될 거야. 새로운 삶을 사는 거지. 네가 겪었던 그 일들이 꿈이 될 거야. 지금처럼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바뀌게 될 거야.”

 

언제 들어도 실감이 나지 않는 큰 스케일의 이야기다. 나의 선택으로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꿈이 된다니. 아무리 영향이 스스로에게 한정 되어있다 하더라도 정말 분에 넘치는 이야기였다. 남자는 선택을 기다린다듯이 옆에 나란히 벽에 기대고 얼굴만 돌려 버키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다른 인물이라고는 하여도 얼굴이 럼로우니 기분이 묘했다. 버키가 숨을 내뱉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음은 우울하기 그지없는데 빌어먹게도 밤하늘은 아름다웠다.

 

"내가 현세에서..왜 자살하지 않고 살았다고 생각해"

"사랑스러운 스티브 베어 때문이잖아"

"그래, '스티브' 때문이야. 하지만 자세한 서술이 없잖아, 잘 생각해봐. '스티브를 죽이기 위해서'도 스티브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고 '스티브가 있어서 혼자가 아니니까' 라는 말도 스티브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스티브 때문이라는 단순한 말로 몇 십 가지의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어. 그런데 내가 어떤 이유로 스티브 때문에 죽지 않았다고 생각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이야기였다. 버키 반즈가 스티브 때문에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 막연한 한 줄의 문장은 당연하고 납득이가고 논리적인 말이어서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는 어떤 이유로 스티브 때문에 죽지 않았던 걸까? 버키는 확연히 표정을 굳힌 남자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다른 것도 오직 즐거움과 호기심 하나만으로 자신을 과거로 돌려보낸 작자였다. 궁금증이나 호기심이 인간보다 높은 생명체겠지. "이유는 간단해" 딱히 못 알려줄 것도 아닌 버키가 입을 떼었다.

 

스티브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아서야

 

자신이 말하고도 낯간지러운 말에 피식 하고 절로 웃음이 새었다. 그래, 그렇게 스티브로부터 벗어나 도망을 치고 다녔던 시절 버키는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은 넘게 자살을 시도하였다. 떠오르는 과거에 의해 밀려오는 죄책감에 의해 끓어오르는 분노에 의해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죽지 못했다. 내 죄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든가 책임을 지겠다는 당당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이유는 오직 하나, 스티브. 스티브 로저스. 자신의 작은 친구 스티브 로저스 때문이었다. 내가 죽는다면 스티브는 혼자다. 혼자가 되어버린다. 그의 옆에 수많은 믿음직한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안다. 자신을 과대평가해 그들보다 자신의 존재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티브가 저와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필시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내가 오로지 스티브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스티브 또한 그렇게 생각할 것이었다. 자신이 죽는다면 그는 혼자가 된다. 외롭고 삭막하고 고독한 곳에서 그를 혼자 둘 수 없다. 이 생각만이 버키의 죽음을 막았다.

 

“..겨우..겨우 그런 이유라고?”

겨우라니. 나한테는 대단히 중요한 이유였어. 스티브 때문에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뭘 생각한 거야?”

스티브가 남아있으니까, 버팀목이 있으니까 살 수 있어. 뭐 이런걸

스티브를 버팀목으로 삼아서 살고 싶을 정도로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고 그렇게 짐이 되어서 살고 싶지도 않아

대단한 순정 납셨군

 

남자가 비꼬면서 버키를 향해 돌려있던 머리를 돌렸다. 사랑에 빠져서 그윽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의 얼굴 따위 볼 것이 못되었다. “그래서...지금 다시 돌아가겠다고 돌려 말하는 거야?” 궁시렁 거리는 듯 남자가 웅얼거렸다. 남자에게 있어 사실 그다지 재미있는 결과는 아니었다. 결국 아무것도 변치 않은 거니까. 똑같은 길을 가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꼴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 돌아가야지

돌아간 다라. 꼭 돌아갈 필요는 없어. 여기를 현실로 만들어도 되니까. 행복한 미래가 기다릴꺼라고? 지금과 같은. 가족들 곁에서 오순도순 살 수 있어

스티브의 운명은 바뀔 수 없다면서. 내가 여기서 하울링 코만도가 안 되어도 스티브는 얼음 속에 갇히겠지, 70년 뒤에 혼자 깨어날 거야. 그리고 그 미래에는 내가 곁에 없을 거야. 스티브를 그런 상태로 만들 순 없어

“...팔이 잘린 상태로 소련의 포로가 될 거야. 그런데도 상관없어?"

"알아. 상관없어."

"쉴드에 기생하고 있는 하이드라의 실험체가 될 거야"

"그렇겠지"

"윈터솔져로 널 사용하기 위해 많은 고문이 행해질 거야. 브레인 워싱같은거말야. 그리고 너의 몸을 미친 듯이 혹사시킬 거야"

"너무 끔찍한 기억이라 잊을 수 없지"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될 거야. 너의 친구도. 물론 네가 아니어도 그는 그 시간에 다른 자에게 죽겠지만. 죄책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할 거야. 하루하루를 후회하며 살고, 죽지 못해 살 거야"

"......알고 있어"

"그런데도...돌아가겠다는 건가? 겨우 스티브 로저스를 혼자 둘 수 없다는 이유로?"

"

 

만약 스티브도 똑같은 상황을 겪는다면 똑같이 행동할 거야. 말을 하려다가 집어 삼켰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닭살 돋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남자는 버키의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지 인상을 찡그리며 젠장하고 욕을 내뱉었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이해가 되는 선택이었다. “그래, 이제 됐어. 정말 재미없었어. 다음엔 너 같은 애는 고르지 않을 거야남자가 벽에서 등을 떼어내고서는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서는 아직 멍하니 벽에 기대고 있는 버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돌려보내주지. 현실로. 눈을 뜨면 세월이 지난 그쪽일 거야

 

돌려 보내준다라 현실로. 그렇다면 지금 겪은 한 달이 꿈이 되는 것인가. 버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말 그대로 호접지몽이 아닌가. 무엇이 꿈인지 어디가 현실인지 알 수 없다. 버키가 눈을 감은 상태로 남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기차에서 떨어지고, 포로가 되고, 실험체가 되고, 병기가 되었던 일들. 아늑한 브루클린을 버리고 정말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라니, 사실 버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조금 있자 몸이 두둥실 하고 떠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버키는 돌아가는 것이다. 죄책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토해내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며 괴롭운 그런 나날들로. 버키는 마지막으로 스티브의 얼굴을 떠올렸다.

 

스티브, 나에게 선택지는 없었어.

 

나는 언제나 브루클린의 꼬맹이인 너를 따라 갈 테니까.

과거에도 미래에도 현재에도.

네가 나의 돌아갈 장소니까.

 

이제 돌아가자.

 

꿈에서 깨고 진짜 현실로.

스티브가 기다리고 있는 지옥으로.

 

 

 

 

 

 

버키가 눈을 떴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은 투명한 막을 통과하여 보이는 스티브의 얼굴이었다.

 




--




스티브는 언제 눈물을 흘릴까

나는 언제부턴가 항상 마음속에 이 의문을 담고 있었다. 물론 아직 이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스티브는 늘 아팠다. 이 아팠다는 말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직접적인 표현으로 그의 신체는 매우 연약했다. 여름이 되면 태양빛에 말라 쓰러졌으며 겨울이 되면 바람에 못이겨 앓아눕기 십상이었다. 삼일에 한번씩은 골골 거리며 침대위에 누웠으며 천식으로 인한 콜록 거리는 기침소리는 그가 병자라는 것을 주변에 확실히 인식시켜주었다. 내가 맞는다고 상상하면 울상을 지었을만한 커다란 주사도 스티브는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받아들이고 나라면 아프다고 울었을 병치레도 스티브는 그저 묵묵히 버티기만 하였다. "많이 힘들어?" 언제였을까, 발작으로 인해 쓰러져 삼일을 연속으로 앓아 누운 그에게 내가 물은적이 있었다. 그가 죽는게 아니까 겁에질렸었지만 다행히도 의식을 되찾아 나의 질문에 대답을 들려주었다. "버틸만해"  


병(病)만이 그에게서 눈물을 보여주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그를 향한 폭력도 그에게서 눈물을 보이게 할 수 없었다. 스티브는 골목에서 자주 얻어맞았다. 학교를 같이 다니는 불량배들은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옳은 소리를 하는 스티브를 늘 못마땅 하였다. 그들은 자주 스티브의 뒷머리를 끌고가서 구석진 골목에 그를 몰아놓고 두들겨패는 일이 많았다. 물론 내가 있었더라면 그런 상황으로 가게 하지 않았을테지만 문제는 그들은 항상 내가 없을때 스티브를 쏙 빼와서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 나중에라도 뒤늦게 소식을 듣고 골목으로 달려나가보면 보는 광경은 항상 똑같았다. 스티브는 구석탱이에 몸을 웅크리고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보호하고 있고 2~3명씩 되어보이는 남자들은 아래에 깔려있는 스티브를 향해 힘껏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사움에 익숙해지고 동녀배의 친구들보다 덩치가 커진것은 전적으로 스티브의 탓이다. 왕자님이냐고 비꼬는 그들에게 발길질로 반격을 가하고 깔려져 있는 스티브를 일으키는 것은 항상 내 몫이었다. 내 어깨에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스티브의 몸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조금의 무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스티브의 입과 코에는 피가 흘렀으며 눈가에는 얼룩덜룩 멍이 묻어져 있고 아름다운 금발머리는 엉망진창으로 얽혀져 흙먼지가 묻어 있었다. "난 가끔 니가 이걸 즐기는 것 같아" 걱정어린 나의 비꼼에 스티브가 큭 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스티브는 비록 이 상황에서 어이가 없게도 웃음을 보일지언정 울지는 않았다. 


그는 폭력으로 오는 공포와 물리적인 아픔에서 조차 눈물 한방울 보이지 않은 사내였다.


나와 스티브는 종종 같이 영화관에가 영화를 보았다. 사내자식들끼리 무슨 영화냐? 라는 소리도 있었지만 우리 둘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원래부터 형제와 같은 사이로 다같이 무리지어 놀러다니는 것보다 둘이 놀러가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였다. 바닷가에 가든, 놀이공원에 가든 우리는 시간과 돈이 허락만 한다면 금세 어깨동무를 하고 놀러다녔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우리 둘을 게이로 의심하여 사회적인 눈초리가 사나웠을지도 모르지만 다행히도 '소꿉친구' 라는 끈끈한 인연의 보호막이 그런 시선을 막아주었다. 물론 여기에 내가 여자들을 자주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차적인 보호막덕도 있었다. 뭐, 아무튼 나로서는 다행인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우리가 보는 영화에는 우연히도 슬픈 영화가 많았다. 액션영화와 같이 슬픔과는 거리가 먼 영화를 본다 하여도 꼭 눈물을 자극하는 슬픈 장면들이 있었다. 예를들어 주인공의 딸이 범인에게 죽는다든가, 남자주인공이 연인을 구하지 못했다든가, 어머니가 딸을 위해 희생을 한다든가 등등 말이다. 이런 장면들은 뻔하디고 뻔했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고 그것은 나에게도 적용되는 일이었다. 그 때, 스티브와 내가 본 영화도 그랬다. 정말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연인을 대신해 남자주인공이 대신 총을 맞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구해진 여자주인공은 그런 남자주인공을 붙잡고 안된다며 울부짖었고 중간중간 사랑한다며 죽은 그의 얼굴에 입술을 맞대었다. 


아무리 사내자식이라하여도 이 정도의 장면에서는 보통 슬퍼 눈물을 보이지 않는가? 그래, 적어도 나는 그랬다. 빌어먹게도 영화가 너무 슬퍼서 두 주인공이 불쌍해서 눈물을 흘렸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나는 괜스레 멋쩍어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 옆의 스티브를 살펴보았다. 인류공통적인 슬픔이었다해도 역시 눈물을 흘린 것이 부끄럽기도 하였다. '영화 많이 슬프지 않았어?' 뭐 이런말과 함께 눈물과 슬픔에 대한 공감대를 나눌 작정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 말인가. 놀랍게도 스티브의 얼굴은 영화를 보기전과 같이 말짱하기만 하였다. 슬픔은 커녕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느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스티브의 또렷한 눈은 그저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혹시 나만 운건가? 싶어 살짝 민망해져 나는 얼른 고개를 돌리며 주의를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극장안에서는 여기저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티브. 하나도 안 슬퍼?" 스티브가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이정도로 무덤덤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아니, 많이 슬프더라. 안타깝다. 남자주인공이 저렇게 죽다니"


스티브가 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해주었다.


"아니..그렇게 덤덤하게 슬프다고 말을해도 전혀 와닿지 않는데"



감수성이라는 것도 결코 스티브에게 눈물을 보이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스티브는 언제 우는걸까? 언제 저 맑은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 넘치는 걸까?

버키가 곤히 잠들어있는 스티브의 앞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오늘도 스티브는 잔병치레로 쓰러져 꼼짝없이 침대에 잠들어있어야 했다. 스티브와 놀지 못하니 나는 할일이 없어진거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이렇게 아파 쓰러질때면 시간이 텅 하고 비어버려 이렇게 잠든 그의 얼굴을 보는 것이 유일한 시간때우기였다. 이런 나에게 스티브의 어머니는 가끔 다른 친구와 놀라고 말을 하였지만 그들과 노는것은 시시하니 차라리 여기에 있는것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왜인지 고맙다고 말을 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마도 내가 스티브를 신경써주는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정말인데, 난 걔네들이랑 노는것보다 스티브랑 함께있는게 더 좋은데. 


그녀는 이제 나에게 스티브의 간호를 맡기고 자신의 직장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아졌다. 이 모자가정에서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그녀였으니 아들이 걱정된다 하여도 직장에 갈 수 밖에 없는것이었다. 살짝 비겁할지 모르지만 그러면 나는 그녀가 없는 틈을 타, 스티브가 잠을 자는 틈을 타 몰래 스티브의 앞머리를 만지거나 푹 패인 뺨을 쿡쿡 하고 찔러 보았다. 나는 최근들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스티브의 몸을 만지고 싶어 견딜 수 없을때가 있었다. 왜 일까? 나는 게이인걸까? 가끔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져보긴 했지만 이것또한 스티브의 눈물에 대한 의문 처럼 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스티브의 앞머리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손을 내리며 그의 뺨을 스쳤다. 자신의 볼과는 다르게 푹 패인 스티브의 볼은 포동포동 하다기보다는 뼈가 느껴져 딱딱하였다. 손가락을 살짝 세워 그의 뼈골격을 슬슬 만져보았다. 마른 볼이 괜시리 가슴을 아프게 했다. 


"스티브, 자는 거야?"


자고 있는 스티브를 향해 질문을 던져 보아도 대답을 들리지 않았다. 한숨을 푹 내쉬고 나는 이번에 좀 더 과감하게 손을 내려 스티브의 마른 입술을 만져 보았다. 평소에는 남자답지 않게 붉은 입술을 가진 스티브의 입술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처음으로 만진 스티브의 입술은 까칠까칠 했다. "스티브..자는 거 맞지?" 이렇게 그의 몸을 만지고 있는데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누워 있기만 하였다. 나는 갑작스럽게 설마 그가 죽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전부터 색색 하고 들려오던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입술 안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도 미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그의 죽음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나는 겁에 질리고 말았다. 


"스티브....스티브.. 죽은거야? 죽은거 아니지? 스티브"


그의 몸을 살짝살짝 흔들면서 나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성적으로 곰곰히 생각하면 그의 코 밑에 손을 집어 넣어 숨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는데 조용한 적막과 홀로있는 외로움이 그때의 나를 살짝 감정적이게 만든것 같았다. "스티브..죽지마아아..스티브...스티브..날 혼자 두지마" 펑펑 눈물을 쏟으며 스티브의 몸을 흔들자 얼마 안 있어 스티브의 두꺼운 눈커풀이 천천히 올려지기 시작했다. 


"스티브..! 스티브!"

"버키......"

"스티브 제발 죽지마...죽으면 안돼 스티브. 응?"

"내가 왜 죽어...."


정작 아픈것은 스티브인데 멀쩡한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니, 누군가 보면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나올만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눈물이 철철 흘러 넘쳤고 우는 나를 바라보고있는 스티브의 얼굴은 전과 같이 담담하기 짝이 없었다. 


"버키, 나는 죽지 않아"


스티브가 힘없는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죽지 않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몸으로, 늘 아픈 병마와 싸우느라 비쩍 마른 몸으로, 변함없이 쓰러져 침대에 누워있는 몸으로 스티브는 그렇게 말했다. 힘있게 의지가 담겨져 있는 목소리로. 나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넌 죽지 않아" 목이 메어 형편없는 목소리가 나왔다. 나의 말에 스티브가 작게 웃으며 "맞아, 나는 죽지 않을꺼야. 버키" 



아아. 스티브 너는 어떻게 그렇게 강할 수 있는걸까. 


무엇이 너를 그렇게 강하게 만든 걸까?


나는 이때 엉뚱하게도 내가 갖고 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말았다. 스티브 로저스는 울지 않는다. 

아무리 힘든일이 있고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울지 않는다. 스티브는 너무 강하다. 

연약한 나와 달리 그는 너무나도 강하다. 


"스티브 너는 정말로 강해"


너를 울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내 내가 치워줄 생각이었는데, 그래 이 의문은 그 다짐으로부터 시작한 것이었는데. 

나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작은 친구는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그에게서 눈물을 보여줄만한 것은 이세상에 없기 때문에. 



 












"술이 안취해요"




버키가 죽은것은 순전히 나의 탓이었다. 페기는 아니라고 하였지만 보고서를 읽으면 알 수 있듯이 모든것은 나의 탓이었다. 그녀는 그를 존중했으면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하였다. 죽음을 무릅쓰고 그가 행한것이라고.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눈물이 나오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스스로를 탓하는것을 그만 하라고 하였지만 멈출 수 없었다.


"하이드라를 모두 잡아 포로로 만들거나 죽일것입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 한방울이 뜨거웠다. 



버키, 나의 버키. 

사랑스러운 나의 친구. 

나의 오래된 친구이자 가족이자 연인 버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오늘 나는 너를 잃고 눈물을 알았다. 








--


오랜만에 전력입니다 :D 

스티브가 처음으로 울었던 순간이 저 순간이었으면~ 으로 시작한 연성이었습니다.

급하게 하느랴 퇴고가 없어 비문이나 오타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애교로 봐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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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오디 온리전에 참가합니다]



부스명은 스티브 허억 허억 입니다.


버키스팁 스팁버키의 신간도서가 나올 예정입니다.

예상으로는 각각 두권씩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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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

*학생AU





"무슨 장학금인지 설명해주시지 않으면 저는 못받습니다. 선생님"


스티브가 단호한 자신의 의견만큼이나 경직된 표정으로 말했다. 학생과 교장선생님이라는 상하관계가 뚜렷한 둘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교장선생님인 타일러 쪽이었다. 똑바로 올곧게 자신을 쳐다보는 로저스의 시선은 사회생활 몇년으로 어느정도 철갑을 두르게 된 타일러도 받아내기 힘들었다. 타일러는 괜시리 안경을 한번 올리며 근엄한 표정을 짓고 허흠 하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서는 빙그르르 의자를 옆으로 돌려 서류를 읽는척 아예 스티브의 시선을 회피하였다. "저번에도 말하지 않았나, 로저스 군. 미술을 하는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라고" 흠흠흠 하며 헛기침을 내뱉으면서 사전에 준비된 말을 꺼내었다.


"죄송하지만 선생님. 저희 학교에 예체능을 하는 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장학금은 없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생긴거라고 말하지 않았나 로저스군. 저번에 보니 학교에서 상도 타지 않았나. 자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장학생으로 선별된거지"

"하지만 저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학우들도 이런 장학제도가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는데요? 새로 생긴 거라면 더 많은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홍보를 해야하지 않나요?"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말에 타일러가 스티브의 말을 막기 위해 다시금 큰소리로 헛기침을 하였다. 그가 알고있는 한 스티브 로저스의 가정형편은 좋지 않은 편에 속했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가정형편상 학교를 계속 다니기 어려워 자퇴서를 제출한다는 말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로저스가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전액의 학비를 모두 면제해주는 새로생긴 미술 장학제도 덕분이었다. 학비 전액 뿐만 아니라 운동부에 비해서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 있던 미술부에도 지원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보통 이런 신데렐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내뱉고서는 더더욱 자신의 활동분야에 매진을 하였을 것이다. 조금 과장되서 말하자면 쫓겨나기 직전의 학교를 다시 다니게 해주는 것이니 학교에 감사함을 가져도 무리가 없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스티브 로저스는 달랐다 보통의 아이들과


"홍보가 미흡했지. 로저스군 자네 말대로야. 워낙 급하게 만들어진 장학제도여서... 뭐, 웬만하면 받아주게. 학교에서도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런것이니" 


이 스티브 로저스라는 학생은 장학제도로 학비를 면제받자마자 바로 담임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선생님들에게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 대신에 이런 장학제도가 언제 생긴거죠? 라며 묻기 시작했고, 이런 반응이 올 줄 몰랐던 선생님들이 어물쩡하게 대답하자 바로 교장인 자신을 찾아왔다. 그러고서는 이 장학제도가 언제 생겼고 어떻게 생겼고 왜 자신이 뽑혔는지에 대해서 일일히 캐묻기 시작했다. 설정에 대한 구멍이 생긴것은 이때부터 였다. 그가 이렇게 행동할 줄 몰랐던 선생님들과 교장은 제대로된 변명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로저스의 공격을 받았어야 했던것이다. 물론 로저스는 칼과 같이 이 미세한 설정 구멍들을 잘 잡아내었다. 그리고 왜 그부분은 이렇게 된거죠? 왜 홍보가 되지 않은거죠? 저 말고 다른 상을 받은 학생들에겐 왜 안간거죠? 등등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이 장학제도가 마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였는데 실상을 말하자면 로저스의 말이 맞았다.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이 장학제도는 오로지 로저스만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이었다.


'들키지 않게 해주세요'


그의 학비가 면제되도록 힘을 써달라고 말한 이가 추가로 부탁한 내용이었다.

교장선생님이라고 힘이 있는게 아니란다 로저스군. 나도 위에서 시키면 해야지..... 




"아니요, 저는 못받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만약 이것이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지원된 제도라면 아직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한 학우들에게 불공정하고 만약 이것이 '비' 공식적으로 지원된 제도라면 이유가 없으니 받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좀 받아주게! 나도 곤란하단 말일세! 타일러가 마음속으로 어린아이처럼 불평을 하였지만 그 이야기를 입으로 꺼내기는 힘이 들었다. 타일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저스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 깍듯이 고개를 숙이고 등을 돌리고 교장실을 나갔다. 그냥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면 되는것을 왜이리 고집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융통성이 너무 없어, 딱딱해. "미치겠구만" 로저스가 나가 드디어 혼자가 된 타일러가 막혀왔던 숨을 내뱉으면서 웅얼거렸다.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군. 스티브가 가방에 짐을 싸면서 교실을 한번 쭈욱 둘러보았다. 장학금은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였고 학비를 낼 돈이 없으니 자연스레 자퇴처리가 될 것이었다. 스케치북과 삐죽빼쭉한 연필이 담긴 통을 가방안에 넣고 혹시 책상안에 쓰레기라도 들어있지 않은가 살펴보았다. 손을 넣고 책상의 안쪽서랍을 만져보았으나 쓰레기는 커녕 먼지 하나 나오지 않았다. "깨끗하네" 손을 빼고 탁탁하고 소리내어 털었다. 이제 짐도 챙겼고 정리도 하였으니 교실 밖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미련이 있는걸까, 학교에. 낡은 책상위에 앉아 멍하니 창 밖을 쳐다보았다. 공부에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자의가 아닌 타의로 배움의 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꽤 씁쓰름한 일이었다. 


해가 지면 돌아가자. 

조금 더 남아있다가 그 때 돌아가자. 



기약없이 멍하니 창밖의 풍경 -풍경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텅 빈 운동장- 을 바라보고 있던 중 덜컹- 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만 빼꼼 돌려 뒤를 쳐다보니 익숙한 인물이 서있었다. 제임스 뷰캐넌 반즈. 클래스 메이트였다. 별로 친하지 않은....

친하게 인사할 사이도 아니었고 별로 친하지 않은 인물에게 먼저 인사를 건낼정도로 사교성이 뛰어나지 않은 스티브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시간에 왜 다시 교실에 들어온 것일까....그에게 무엇하나 묻지 않고 머릿속으로 혼자 궁금해 하며 스티브가 발을 까딱까딱 흔들었다. 



"있잖아, 로저스" 



자신에게 볼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웬일인가 반즈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향한것은 저의 곁이었다. 반즈는 자신의 책상이나 교탁, 사물함에 향하지 않고 문을 열자마자 등을 돌리고 있는 스티브를 향해 걸어왔다. 


"..나한테 무슨 볼일있어?" 

"저기..그..우연히..들었는데 말이야"


자세히 보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숨을 헐떡이는 것이 어디선가 헐레벌떡 뛰어온 것 같았다. 반즈는 자신의 손에있는 땀을 닦으려는 듯이 자신의 바지에 손을 비비적 거렸다. 반에있는 친구들이 자주 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도 반즈가 하니 뭔가 있어보였다. "그..장학금..말이야. 니가 선정된거. 그거 안받는다고 했다면서..어... 왜.. 왜 안받는거야? 그냥 받으면 좋잖아" 반즈가 말을 빙 돌리지 않고 바로 일직선으로 물어왔다. 내가 안받겠다고 말한건 교장실이었고 시간은 아직 한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걸 우연히 들었단 말이지. 급하게 물은티가 역력히 보였다.


 "...나한테 장학금 준거 너였구나"

"...뭐라고?"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스티브는 다시 자신의 얇은 다리를 까딱까딱 흔들며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사실 장학금을 받게되었을때 이 장학금은 공식적인 장학금이 아니다, 비 공식적인 것이다. 라고 확신에 찼던 이유는 반즈의 탓도 있었다.


"이사장님의 성이 반즈는 아니지만, 니가 이사장님 아들이라는거 아는 사람은 다 알아"

"어...너도 알았구나. 넌 뭔가 소문에 둔한줄 알았는데...아니. 그러니까"

"친구가 별로 없어도 유명하니까 듣게 되더라고"


아무리 소문에 둔한 사람이어도 가십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어도 알만한 내용이었다. 학교의 인기인, 브루클린의 멋쟁이, 모든 여자들의 왕자님 제임스 뷰캐넌 반즈가 이사장님의 아들이라는 사실.  훌륭한 용모에 빼어난 성적과 다정한 성품에 뒷받침 되는 재력가라니 그야말로 꿈에서나 나올만한 왕자님의 조건을 다 갖춘것이었으니 작은 학교에 떠들썩하게 소문이 날만 했다. 물론 아무리 떠들석한 이야기여도 소문에 워낙 관심이 없는 스티브라면 지나칠 이야기였을지도 모르지만, 스티브는 반즈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었고 '호감'을 갖고 있었기에 소문을 알 수 있었다. 까딱까딱 흔들리는 스티브의 발때문에 책상이 작게 끼긱끼긱- 하며 우는 소리를 내었다. 반즈가 스티브의 그런 모습을 보더니 천천히 다가와 바로 옆 책상에 걸터 앉았다.


"나한테 장학금을 주는 이유가 뭐야?"

"왜 나라고 생각해...? 아니, 이제와서 숨길것도 없지만. 내가 줬다고 확신하는거 같아서. 아무리 내가 이사장님의 아들이어도 너한테 줬다는 보장은 없잖아"

".....그냥 때려맞춘거야. 이사장님이 날 알고있는 것보다, 클래스 메이트인 니가 줬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확률적으로 높으니까"

".......하아.."


이럴줄 알았으면 한번 아니라고 우겨볼껄. 그냥 때려 맞춘거라니... 반즈가 옆에서 힘없이 웅얼거렸다. 이제 슬슬 해가 져 창문으로 석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살짝 눈이 부셔 스티브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럼에도 옆에있는 반즈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미간을 좁혀 꿋꿋히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둘은 그렇게 아무말 없이 조용히 창 밖만을 바라보았다. 몰래 장학금 혜택을 주려고 했던 자와 그 것을 거절한 자. 생각보다 미묘하고 서먹한 사이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스티브였다.


"혹시 말이야. 너 내가 불쌍해서.."

"아니, 그건 아니야. 널 동정해서 주는건 아니야"


스티브가 질문을 끝내기도 전에 반즈가 먼저 말을 단호하게 잘랐다. 그러고서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돌려 스티브의 옆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받아낼 자신이 없던 스티브는 내리쬐는 태양빛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햇빛때문에 눈이 살짝 따가웠다. 


"그러면 나한테 왜주는 거야? 난 니가 줬다고 확신했지만. 불쌍해서 적선하듯이 주는거라고 생각했는데"

"불쌍한 사람으로 주는 거면 너말고 다른 사람을 줬을꺼야. 로저스, 의외로 이 학교에는 너보다 가난하고 힘든 사람이 많아"

"그래? 그러면 걔네한테 주면 되겠네. 왜 하필 나한테 준 거야? 클래스 메이트라서?"


둘은 클래스 메이트이긴 하지만 깊은 교류가 있던 사이는 아니었다. 버키는 항상 반의 중심에 서서 많은 이들과 어울리는 학생이었고 스티브는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은것이 다행인 외톨이였다. 몇몇 미술학부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기는 하였지만 버키의 그룹과 교집합이 되는 이는 없었다. 스티브는 교탁의 맨 앞자리에 버키는 맨 뒷자리의 창가자리. 인간관계의 망도 먼 그들은 심지어 교실 내의 자리에서도 거리가 멀었다. 둘이 대화를 나누었던 적은 있긴 하겠지만 특별하게 기억날만한 대화는 없었다. 아마도 그냥 지나가는 소모적인 대화만 몇번 나눴을것이다. 니가 주번이야? 라든가, 좋은아침 이라든가 말이다. 불쌍해서 주는것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단순한 클래스 메이트여서 도와준것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스티브가 고개를 천천히 숙인다음에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꼼지락 꼼지락 쥐었다폈다 하고있는 버키의 손이 보였다. 


"그..저..그게말이야. 음"

"말하기 힘든거면 말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거절했으니까"

"..거절한 이유가 뭐였어?"

"공식적인 제도라면 공평하지 않으니까, 개인적인 장학금이라면 이유가 분명하지 않으니까"

"..그러면 내가 분명한 이유를 말하면 장학금을 받고 계속 학교를 다닐꺼야?"

"이유가 뚜렷하면. 뭐.. 키다리 아저씨 정도로 생각하지"


스티브가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키다리 아저씨라고하기엔 똑같은 나이지만. 자신의 대답에 버키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었다. 그리고서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가 열었다가를 반복했다. 스티브야 버키의 평소 모습을 알지 못하여 몰랐지만 버키의 친구들이 봤다면 꽤 놀랄만한 광경이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그 제임스 뷰캐넌 반즈가 이렇게까지 긴장을 하고 있다니. 평상시에는 보지 못할 모습이었다. 


입을 떼었다닫었다를 반복하기 여러번. 버키가 "후우-" 하고 큰 한숨을 내쉬더니 다짐했다듯이 자신의 무릎을 철썩 내리쳤다. 일련의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보고있던 스티브는 그저 천천히 눈을 껌뻑였다.


"듣고 놀라지마, 스티브 로저스. 난 니가 학교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따로 장학제도를 만들어서 너 개인에게 준것도 맞아. 공권력 남용이지 뭐. 사실 너한테 안 들키고 주는게 목적이었는데. 니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아니,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장학금을 준 이유는 말이야"

"응"


스티브가 이제서야 고개를 돌려 버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동자가 동시에 흔들흔들 떨리고 있었다. 



"내가..내가..많이 좋아해. 너의 그림을. 그러니깐 난 팬이란 말이야"



너..너의 그림의. 버키가 결국 마지막 말을 흐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무표정 했던 스티브의 얼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별다른 접점이 없는 둘이었지만 스티브는 반즈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 이유가 남들처럼 반즈가 브루클린의 멋쟁이여서 빼어난 용모를 갖고 있어서와 같은것은 아니었다. 스티브가 반즈를 알게 된 계기는 전시회에서 자신의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스티브는 교내에 미술대회가 열리면 대부분 상을 타는 편이었다. 크게는 대상까지 받아보았고 작게는 동상까지 받았다. 어찌되었든 늘 상을 탔다. 상을 탄 학생들의 그림들로 항상 학교에서 작게 전시회가 열렸었다. 전시회라고 해봤자 교실 하나를 비어 놓고 상을 탄 학생들의 그림을 걸어놓는것 뿐이었지만 말이다. 오는 이들도 적었다. 대부분 여학생들이 점심을 먹고와서 산책하는 겸 돌아다니면서 전시회를 구경하였다. 스티브의 그림은 액자에 걸려있었다. 이 그림은 정말 내가 그렸지만 걸작이다! 정도의 그림은 아니었고 그저 평소 퀄리티의 그림이었다. 대상은 놓치고 아깝게 금상을 차지한 그림이었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져서 창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스티브는 자신의 그림이 걸려져있는 전시회에 하루에 한번씩은 들렸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것이니 뿌듯하였기 때문이다. 


어느 평소와 다름없는 날 점심을 먹고 전시회가 있는 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그저 몇몇 학우들이 전시회를 돌아다니며 소근소근 잡담을 하고 있었다. 내 그림은 어디에 걸려있더라... 스티브가 기억을 더듬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교실의 오른쪽 구석편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앞에 서서 자신의 그림을 빤히 보고 있었다. 그 인물은 클래스 메이트인 제임스 뷰캐넌 반즈였다. 왜 저렇게 빤히 보지? 뭐 실수라도 한게 있나? 자신의 그림앞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반즈를 보며 약간의 불안감이 생겼다. 반즈가 돌아가면 그림 상태를 확인해야겠어. 스티브가 바로 자신의 그림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그림과 반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반즈는 점심 시간이 끝날때까지 그 긴시간동안 그림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스티브 또한 뒤에 멀건히 서서 반즈를 지켜보는 꼴이 되었다. 종이 울릴때까지 떠나지 않은 반즈의 뒷모습을 보며 스티브는 더더욱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안도겠어, 내일은 꼭 확인해야겠어. 뭐가 틀렸는지. 


그러나 그 다음날도 반즈는 그림 앞에 자신보다 먼저 서있었다. 어제와 똑같이 그 앞에 우뚝서 빤히 자신의 그림을 쳐다보기만 했다. 내 그림이 마음에 든건가? 이틀째 같은 행동에 부정적이었던 마음이 살며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스티브도 마찬가지로 어제와 똑같이 자신의 작품을 쳐다보는 반즈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돌아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전시회가 끝날때까지 제임스는 항상 자신의 그림 앞에 우뚝 서서 그림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창작물을 좋아해주는 인물. 그것만으로 친하지도 않았으면서, 대화를 하지 않았으면서, 무슨 관계가 있는것도 아니면서 반즈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다. 아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기분을 알 것이었다 그 뒤 스티브는 제임스를 그저 클래스 메이트로서가 아닌, 브루클린의 멋쟁이 제임스 뷰캐넌 반즈가 아닌 다른 느낌으로 그를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들리는 소문드 흘려 듣지 않고 차곡차곡 머리에 쌓아두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장학금까지 마련해줄줄은 몰랐어'


스티브는 반즈의 장학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이러한 '지원'이라면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다음에 꼭 갚을꺼야" 스티브가 반즈를 향해 다짐하듯이 이야기하였고 반즈는 웃으면서 이자까지 받아주겠다고 대답하였다. 이대로 학교를 다시 조용히 다녀도 좋았지만 스티브는 어찌되었든 반즈에게 은혜를 입은 셈이었다. 그는 자기가 좋아서 그런일이니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하였으나 그래도 은혜는 은혜였다. 자신이 반즈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작은 고민끝에 얻은 답은 하나였다.


"내 그림이 좋다면서, 원하는게 있으면 말해봐 그려줄게. 그렇게 좋은 실력은 아니지만"

"...........정말?"

"응. 어차피 그림때문에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신경 안써도 되는데"

"쓰인단말야. 뭐 하나만 말해봐"

"......그러면 나 그려주라"

"응?"

"초상화 같은거라도 좋으니까 그려줘"


왜인지 저를 그려달라고 말한 반즈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있었다.





*





스티브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실은 버키는 그림에 대해서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림과 관련된 추억이라고는 친구들끼리 시시덕 거리며 누드모델을 보기 위해 크로키 수업에 참가한 것 뿐이었다. 너의 그림의 팬이야 스티브. 자기가 생각해도 참 잘만든 거짓말 이었다. 덕분에 어물쩡하게 넘어가 스티브에게 장학금도 줄 수 있게되었고 말이다. 


사실은 그 반대란 말이지...


편하게 자세를 취하고있는척 하며 버키가 앞에서 자신을 그리고 있는 스티브를 쳐다보았다. 자신을 짧게짧게 쳐다보는 스티브와 몇 번씩 눈이 마주쳤다. 짧은 순간인데도 불구하고 그럴때마다 버키의 심장이 조금씩 빨라졌다. 버키는 스티브 그림의 팬 같은것이 아니었다. 한눈에 마음에 든 그림을 보고 화가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와 같은 로맨틱한 이야기였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림은 상관 없었다. 애초에 그림에 대한 취미가 없어 어느 그림이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도 몰랐다. 관심이 있는건 스티브 로저스, 스티브 였다. 버키는 스티브의 그림을 보러 종종 전시회를 찾아갔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은 없었지만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스티브라고 생각하니 없던 관심도 절로 생겼었다. 전시회에서 그림 앞에 우두커니 서서 버키는 오로지 스티브만을 떠올렸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 어디서 그렸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시간은 눈깜짝할사이에 사라지곤 하였다. 스티브가 그린 그림은 서커스를 하고있는 원숭이였다. 꽤나 기괴한 연출이 숨겨져 있는 그림이었지만 버키의 눈에서는 귀여운 원숭이일뿐이었다. 



"잠깐 쉬고 그리자, 몸 좀 풀고있어"

"쉬는시간이야?"



이렇게 마음껏 스티브를 대놓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적었었다. 포즈를 취한다는 이유만으로 앞에 있는 스티브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으니 시간이 쏜 화살같이 지나간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버키는 몸을 푸는 척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스티브의 곁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뭐야? 별로 못그렸네. 얼굴도 완성 못했고.."

"먼저 구도를 잡은거야"

"흐음. 난 순서대로 얼굴부터 그리는 건 줄 알았는데"

"그러면 밸런스가 무너지거든"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스티브가 샐쭉 웃으면서 말했다. 정곡이 찔려 심장이 철렁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스티브는 별 다른 의미없이 말한 것인지 바로 자신의 연필을 깎기 시작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말이 바로 이런짝이었다. "그냥 보기만 하니까.." 버키가 아무렇지 않은척 우물 거리며 뒤늦은 대답을 하였다. 사각사각- 스티브가 연필을 깎는 소리가 두 사람의 사이를 채웠다. 


"모델이 좋아서 그런가, 잘 그려진다"

"뭐?"


"반즈, 넌 키도 크고 몸도 좋잖아. 이상적인 피사체야" 스티브가 깎던 연필을 내려놓고서는 고개를 올려 옆에 서있는 버키에게 말했다. 저돌적인 성격이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칭찬도 돌직구로 잘 던진다. 여기서 얼굴이 빨개지면 안돼, 버키 반즈. 들키면 안돼. 버키가 침을 꿀꺽 하고 삼키고서는 스티브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이미 목까지 빨개져 있었다. "나야, 뭐...." 여기서 무슨 칭찬을 해야하는 걸까. 스티브 너의 금발도 이뻐 라든가. 너무 여자들한테 하는 칭찬같나? 그러면 뭐라고하지. 작고 귀여워? 아냐.. 그것도 아냐. 뭐라고해야...


"....니 실력이 좋은거지 뭐"


결국 찾은 말이라고는 또 그림과 관련된 것 뿐이었다. 스티브가 버키의 말에 너무 띄워주지말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웃게했으니 어느정도는 성공이었다. "다 쉬었어? 그러면 이어서 그리자" 연필과 지우개 등을 모두 정리한 스티브가 재개의 뜻을 밝혔다. "..응" 옆자리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쉬워 버키가 꿈지럭 거렸다. 질질끄려가는것마냥 천천히 스티브의 곁에 벗어나 버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스티브의 눈동자가 또렷해지더니 다시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점점 깊어지는 시간에 해가 져 노을빛이 창을 통해 들어왔다. 살짝 부는 바람이 낡은 커튼을 팔랑팔랑 흔들기 시작했다. 퀘퀘한 나무판자 냄새와 고무 냄새 등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공간안에 스티브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고 자신도 마주할 수 있었다.




버키가 언제부터 스티브의 마른 등을 쫓았는지는 자신도 잘 몰랐다. 그나마 최초의 기억을 떠올리라고 하면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혼자 미술실을 갔던 때였을 것이다. 아무도 없을줄 알고 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에서는 초등학생으로 보일만한 정도의 남자가 책상에 엎어져 누워있었다. 잠든건가? 싶어서 살금살금 소리를 죽이며 버키가 서류를 교탁위에 올려놓았다. 교탁에 서서 살펴보니 엎어져있는 학생은 클래스 메이트인 스티브 로저스였다. 눈에띄지 않고 조용한 그와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기에 이름만 알고있는 상대였다. 시간이 늦었는데....깨워줘야하나.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있는 로저스를 보며 버키가 자신의 뒷목을 긁었다. 아무래도 이대로 두면 그가 늦은 밤까지 홀로 학교에 남아있을것 같아서 결국에 버키가 그를 깨우기로 결심하고서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저기 로저스"


그때였다. 누워있는 그의 책상 옆에 바로 도착한 순간, 강한 봄바람이 불었다. 차갑지 않은 따뜻한 봄바람이었지만 강한 세기였기 때문에 커텐이 팔랑하고 크게 춤을 추었다. "어.." 버키가 갑작스레 부는 바람과 다가오는 커텐에 손을 올리며 자신을 보호했다. 밑을 내려다보니 스티브또한 하얀 천 커텐에 둘러쌓여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황금빛 머리카락도 바람에 날려 살짝살짝 휘날리고 있었다. 


"어......"


커텐은 이제 그의 머리를 덮어 마치 신부의 예식복장처럼 장식되어있었다. 강하게 불던 바람이 멈춰졌고 버키를 향해 날리던 커텐도 제자리에 돌아갔다. 하지만 스티브의 머리에 걸린 하얀색 천은 계속 위에 올려져있었다.


"어..............."


언젠가 과학이 발달되면, 한 100년정도 지나면 사람의 감정을 잘 알 수 있을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사람이 짧은 몇초의 순간만으로 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밝힐 수 있을까.





다시 미술실 안에 둘은 같은 공간에 있었다. 


비록 대화는 없고 교실을 채우는 소리는 사각사각 연필이 종이를 긋는 소리 뿐이였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버키는 자신을 바라보는 스티브를 바라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저 그가 계속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런 보상이 올 줄은 몰랐다.


아아-

만약에 오늘 내에 초상화가 완성 된다면.

살짝 아쉽다고 해서 아니면 너무 좋으니까 더 그려줄 수 있냐고 물어봐서

또 그려달라고 해야지.

계속 그려달라고 해야지.




오랜 짝사랑 상대와 단둘이서 미술실 데이트라니. 이거야말로 제대로 영화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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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합작을 하느라 웹연성 업데이트가 뜸했습니다. 처음으로 참가하는 합작이어서 어느정도 해야할지 몰라 감이 안왔어요. 이번 연성이랑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입니다만(웃음). 존잘님들 사이에서 못나보이지 않게 최대한 열심히 썼는데....그래도 쟤보다는 낫지의 쟤를 맡으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이게아니라 버키멸팁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마블 커플링중 가장 좋아하는 커플링은 버키스팁이지만, 수 많은(웃음) 버키스팁 커플링중에 가장 좋은게 무엇이내고 물은다면 역시 버키멸팁이죠! 버키멸팁 연성 제꺼말고 너무 보고싶어요(광광) 버키멸팁 너무 좋은데...버키멸팁...버키멸팁은 버키가 짝사랑을 한다는 설정이 너무 좋아요.....잘난 남자의 짝사랑이라니..정말 황홀해요.


캐릭터들의 공수가 섞여있습니다. 올라운더가 아니면 읽지않는것이 좋습니다.





1. 스티브 총 왼쪽이 미치도록 보고싶다 - 캡틴 아메리카를 동경하지 않는 남자는 없다-


이런걸 총공이라고 부르나. 모든 캐릭터의 관계에서 스티브가 왼쪽인게 보고싶습니다. 제목이나 부제같은걸로는 "캡틴 아메리카를 동경하지 않는 남자는 없다" 뭐 이런식으로.. 사실 이 설정 오지게 좋아합니다. 다들 근육씩씩이 아저씨들인데 스티브 앞에서는 갑자기 어맛 부끄러워- 하는 부끄러움 모드가 되어버리고. 괜히 안절부절 못하면서 스티브의 안부를 살피고. 모두의 첫사랑은 스티브인것도 좋아요. 모두가 캡틴 아메리카를 상태로 몽정을 했다든가. 


가장 좋은 포인트는 우락부락한 아저씨든 소년같은 사람이든 모두들 캡틴을 향해서라면 엉덩이를 내줄 생각이 있다는 것입니다!(단호) 그리고 자기네들끼리 캡틴 없을때 캡틴의 아래에 깔리는건 나야 하면서 싸웠으면 좋겠어요! 완전 혼파망! 모두가 오메가고 캡틴 혼자 알파인 설정도 좋아요<< 뭐 약간 남성향 풍으로 소꿉친구 기믹을 갖고있는 버키랑 연상이지만 직급으로는 연하이면서 남자냄새 풀풀내면서 캡틴 앞에서는 소녀가 되어버리는 럼로우랑 캡틴 앞에서 츤츤 거리지만 챙겨주는건 다 챙겨주는 토니랑 해서...스티브 하렘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티브 왼쪽 최고다!!!



2. M스티브랑 섭버키 보고싶어요


저는 항상 M과 섭을 다른 선상에 둡니다. M은 육체적으로 맞는걸 좋아하는 사람, 섭은 명령듣는걸 좋아하는 사람. 고로 M은 스팽킹 같은걸 당하는걸 좋아하는 사람 섭은 도그플과 같은 수치플을 좋아하는 사람 이런식으로요. 스티브랑 버키랑 뒹구는데 둘이 저런 취향을 갖고있어서 해괴망측한 플레이를 하는게 정말 미치도록 보 고 싶 다 이말입니다. 누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누가 어느쪽이든 괴로울것입니다. 스티브가 왼쪽이면 막..막..박으면서..(수줍) 버키한테 "내 엉덩이를 때려 버키" 하고 명령하고....버키는 있는 힘껏 앙앙 거리면서 스티브 엉덩이 때리고 막..(취향괴랄) 버키는 스티브 때리는게 너무 괴로워서 이제 안하면 안되겠냐고 울망 거리는데 스티브는 맞는게 너무 좋아서 헐떡이다가 버키가 안하면 안된다는 소리에 "씁- 우리 버키 말 안들을꺼야?" 하면서 계속 명령하고 막....


계속 자기를 때리라고 명령하면서 맞으면서 느끼는 스티브랑 스티브 때리는게 너무 가슴아프지만 하기 싫은일을 억지로 명령당해서 기쁜 버키가 보고싶어요...아니 이게 도대체 뭐지. 



3.로키스팁과 스팁버키가 섞인게 보고싶어요


금발의 글래머라니 당연히 나에게 깔려야 마땅해 라고 주장하는 로키랑 우리 스티브의 막대기(..)가 얼마나 굵고 튼튼한데! 스티브는 탑이야 하고 우키는 버키.......(취향괴랄) 둘이서 그렇게 티격태격 스티브는 아래여야하네 스티브는 위여야 하네 이러면서 싸웠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정작 스티브는 이성애자고 막..아니..깔릴생각도 깔 생각도 없다만...<


개인적으로 로키와 버키 조합 엄청 좋아해요(웃음) 사실 제가 마블 캐릭터를 대부분 좋아해서 그들의 조합중 싫어하는게 없긴하지만(웃음) 로키버키 이름도 비슷하고 뭔가 둘다 암울한 과거도 갖고있고 코미디로 나가면 중2기믹을 둘다 밀 수 있어서 좋아요(웃음) 둘이 맨날 티격태격 하면서 싸우다가도 중2병 이야기할때는 잘 통해서 하이파이브 하는게 보고싶어요(웃음)



이 외에 보고싶은 조합이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사실 어디에 떠들곳도 없어서 혼자 이야기하는 거라 누가 볼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너무 취향이 괴팍해서..(씁쓸)

아아 근데 스팁총왼쪽은 괴팍한 취향은 아니지 않아요? 은근 메이저일꺼같은데...! 가끔 보면 총수(총오른쪽) 책이 나오던데...총왼쪽책은 안나올려나요?!


1. 버키가 위고 스티브가 아래고


버키: 스티브..!

스팁: (너..너무 거칠어..!)


2. 스티브가 위고 버키가 아래고


스팁: 버키...♥

버키: (너무 부드러워....)


3. 그런고로


스팁: 럼로우, 나와 잠자리를 가질때는 부드럽게 안아주게나.

럼로:

버키: 야, 좀 세게 쾅쾅 박아봐라

럼로:

럼로: 저기, 저는 대체품이 아니거든요?


4. 반항


럼로: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나를 뭐 아쉬운 대체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럼로: 이제부터는 뜻대로 안할겁니다. 일단 캡틴, 저는 당신을 거칠게 박겠습니다

스팁: (그래봤자 버키보다 약하겠지) ^^; 그러게나

럼로: 저기 왜 속마음이 다 보이죠? 무슨 시스템이죠?


5. 반항2


럼로: 그리고 에셋! 이제부터는 아주 부드럽고 스윗하게 안을꺼야

버키: 아, 징그러;

럼로: 

럼로: (상처) 진짜 너무한거아니냐


6. 제안


럼로: 그러면 이건 어떻습니까

럼로: 3P를 하는거예요

스팁: 문란하게 그게 무슨 말인가! 럼로우, 자네..!

버키: (부들부들) 어떻게 그런 야한행위를

럼로: 저기 지금 저희 관계 자체가 문란하거든요?


7. 문란


스팁 : 우리의 어디가 문란하다는건가

버키 : (고개끄덕끄덕)

스팁 : 세명이서 사이 좋게 질투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번갈아가면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인가!

버키 : (끄덕이며 박수를 친다)

럼로 : 저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거 아니죠? 저 막 소름돋으려고 하는데


8. 고민


럼로 : (사실 지금의 상태가 기형적인것도 기형적인건데)

럼로 : (내 기력도 딸린다)

럼로 : (이걸 어떻게 말하지 자존심 상한데..아냐 그래도 같은 남자끼린데 이해해주지)

버키 : 사실 그냥 니가 안서서 그러는거 아니냐 쪼다같이

럼로 : (시발 절대 말 못하겠군)


9. 고민2


스팁 : 버키, 럼로우한테 너무 그러지마

버키 : (버무룩) 지금 럼로우 편드는거야?

럼로 : (오 웬일)

스팁 : 아무리 럼로우가 나이가 있다하더라도 현역으로 몸을 굴리고 있는 몸인데 설마 안서겠어?

럼로 : (씨발)


10. 뭐먹고싶은거


몹A: 팀장님 뭐 먹고싶은거 있습니까

럼로:장어....

몹A :자..장어 말입니까? 그러면 오늘 점심은

럼로:장어..삼계탕..쇠고기구이..연어..

몹A :(전부 정력에 좋은 음식인건 우연의 일치겠지)


11. 고민상담


럼로 : 이걸 누구한테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다

럼로 : 캡이랑 버키 둘다 키우기 너무 힘들어...

콜슨 : 진작에 말씀하시죠 럼로우씨

콜슨 : 그렇게 힘드신줄 알았다면 제가 도움이 되드렸을텐데, 그래서 저희집에는 언제오는거죠?

럼로 : (사방이 다 적이여 시벌...)


12. 결국 말해버렸다


럼로 : 사실 제가 요즘 기력이 딸립니다

럼로 : 저의 남성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혈기왕성한 두명을 오히려 지금까지 상대한게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버키 : 아재 안서요?

럼로 : 너임마 내가 뚱뚱하다고 놀리면 좋아?

스팁 : 버키는 안뚱뚱하네!!

럼로 : 그만 편들어!!!!!!!!

버키 : 스티브는 항상 내편이야! 마블 퓨처파이터에서도 그랬어! (*마블 퓨터 파이터 유니폼 버전을 확인하세요!)

럼로 : 타임라인 이상하게 꼬지마!! 그렇게 따지면 난 폭발했어!! 죽어서 여기없어!!! (*시빌워를 확인하세요!)


13. 이해


스팁 : 알았네, 이해하겠네.

럼로 : 그러면 캡틴, 관계는

스팁 : 어쩔 수 없지 앞으로는 버키와 나 단둘이서 어떻게든 해봐야겠군

럼로 : 

럼로 : 

럼로 : 에


14. 이해2


버키 : 어쩔 수 없잖아

버키 : 기력 딸린다면서

버키 : 쉬어 

스팁 : 무리하지 말게나 괜찮네

럼로 : 저기 어 그러니까

스팁 : 왜 그러는가

럼로 : 너무 갑작스럽게 절 잘라버리니까 좀 섭섭한데요

스팁 : 자네 왜이렇게 귀찮나


15. 어쩌라고


버키 : 기력 딸려서 못하겠다하고

버키 : 우리 둘이 한다니까 섭섭하겠다 하고

버키 : 뭐 어쩌라고

럼로 : 나한테 좀 상냥하게 대해주면 안되냐

버키 : ㅋ

스팁 : (웃음)

럼로 : (나에게도 어머니라는 사람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16. 해결방안


럼로 : 그래서 이런저런 끝에 해결방안을 준비했습니다

버키 : 장어? 장어냐

스팁 : 아냐 버키. 토마토도 은근 좋다고 들었어

럼로 : (울컥) 아닙니다 짜잔. 이걸 보십시오


[ 어른들의 장난감]


럼로 : 이것만 있으면 언제든지

스팁*버키 : (뽀각)


17. 왜! 좋은 해결방안이잖아!


럼로 : 왜요! 왜! 좋은 해결방안이잖아요!

스팁 : 자네 정말 저질이구만

버키 : 스티브..나..무서워...

럼로 : 뭐가 무서워! 핑크색으로 이쁜걸로 골라왔는데!

스팁 : 그 점이 제일 무섭다네만


18. 핑크와 검정


스팁 : 차라리 검정이면 몰라도..

버키 : 그래..검정이면 몰라도..

스팁 : 핑크라니..마니악 하네..

버키 : 맞아 핑크라니..어울리지도 않게..

럼로 : 여보세요, 네. 방금 전에 주문한거 모두 검정색으로 보내주세요.


19. 어찌어찌 결말을 나와야 하니까


~~~~어른들의 장난감을 사용한 후~~~~


버키 : (윤기반들반들) 이거 괜찮은거 같은데

스팁 : (윤기반들반들) 그러게. 처음엔 좀 거부감이 들었는데

럼로 : (윤기반들반들) 어때요. 이게 윈-윈-윈 아닙니까.

버키 : 그러게 정말 좋다. 

스팁 : 더 주문해볼까? 이번엔 이 에그는 어때?

버키 : 핑크색으로 고르자 핑크색으로. 

스팁 : 그래, 아 여기에 이 SM세트는 어때? 우리도 새로운걸 해볼때가 되지 않았어?

버키 : 이거 나랑 세트로사자

럼로 :

럼로 :

럼로 : 저기요...?


20. 문란해


럼로 : 제가 당신들 두명과 동거를 하면서 깨달은게 있습니다

럼로 : 살아있는 전설 캡틴 아메리카

럼로 : 그리고 그의 절친한 친구 하울링 코만도의 버키 반즈

럼로 : 둘은 문란하기 짝이없습니다

스팁 : 우리가 왜 문란하기 짝이 없나. 세명이서 사이 좋게 질투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번갈아가면서 사랑을....

럼로 : (자살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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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필 받아서 써본 2탄

두 슈퍼솔져 사이에서 괴로워 하는 럼로우 너무 좋아요. 정력문제로 고민하는 럼로우! 그렇지만 외면받으면 섭섭한 럼로우! 가장 무섭게 생겼으면서(?) 가장 여린 럼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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