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워 스포있습니다



1. 자두



침대에 누운 버키가 손 안에있는 자두를 허공에 던졌다 다시 한 손으로 받아냈다. 별 다른 의미는 없었다. 그저 이 지루하지만 나쁘지 않은 시간을 즐길 가벼운 놀이였다. "그래서 언제 이야기 할꺼야?" 느릿느릿 버키가 지금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말하였다. 침대에 기대어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스티브가 고개를 돌렸다. 뭘? 이라는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버키는 바로 정답을 말하지 않고 그저 어깨를 으쓱해보았다. 굳이 자신이 선생님처럼 알려주지 않아도 조금만 생각해보면은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아........"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 깨달은 스티브가 얼굴을 붉히고서는 부끄럽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리는것이 보고싶어서였다. 


"그건..음..그래..나중에..나중에" 

"그 나중이 언젠데, 벌써 너무 지났어"

"조금..조금만 더 있다가"


고개를 돌려 표정을 살펴 볼 수 없었지만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분면 곤란함과 부끄러움에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겠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귀여운 모습게 버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서는 너무 세지 않게 힘을 주어 스티브를 향해 들고있던 자두를 던졌다. 자두는 툭 하고 스티브의 어깨에 닿은뒤 그에게 작은 충격을 주고 맥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레 날라온 자두에 스티브가 다시  버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빨리 말해주는게 좋을꺼야. 더 이상 숨기기도 힘들고" 그 말과 동시에 버키가 옆으로 몸을 한 번 굴린 뒤, 침대의 가장자리로 움직였다. 그러고서는 얼굴만 빼꼼 내밀어 스티브와 눈을 마주하였다. "그리고 숨기기도 싫고" 마지막 말을 끝으로 버키가 웃으며 천천히 스티브의 입술을 삼켰다. 둘 만이 존재하는 공간, 스티브가 버키의 입술을 거부할 리가 없었다. 70년의 세월을 아니 어쩌면 4년의 세월을 보상하려는 듯이 둘은 시도때도 없이 입을 맞추었다. 다섯명의 윈터솔져를 저지하러가는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엘레베이터 안에서 허겁지겁 입을 맞추었으니 할 말은 다한거다. 농밀하지만 급하지 않은 입맞춤. 지금까지 너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온 둘에게 보상과 같은 입맞춤이었다. 쪽쪽 듣기만 해도 낯부끄러운 소리가 방 안을 오랜시간 동안 울리고 나서야 둘의 입술이 천천히 떼어졌다.


"머리를 거꾸로 매달리고 하니까 핑 도네"

"내려와서 했으면 좋았잖아"

"내가 내려가는 것보다 니가 침대위로 올라오는게 더 효율적일꺼 같지 않아?"


버키가 다소 능글맞게 웃으며 스티브를 침대위로 꼬셨다. 둘만 있는 시간,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것도 좋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닿고싶은것이 사내마음이었다. "버키..진짜.." 그의 의도를 모를만큼 스티브는 순진하지 않았다. "바닥은 딱딱해서 아플꺼야, 아니면 쿠션깔고 할까? 오랜만에?" 둘의 어린시절, 철없이 장난인냥 하였던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언급하였다. 스티브는 버키가 이렇게 브루클린의 시절을 이야기 할 때가 좋았다. 그 이야기를 할 때면 버키가 정말 버키로 돌아온것이 실감되었고 또한 자신의 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감격할 수 있었다. 스티브는 어쩔수 없다 듯이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서는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고서는 냉큼 침대위로 올라왔다. 


"창고였지, 먼지 풀풀나는. 다신 하고싶지않아"

"그렇게 말하기엔 그때 좋아하지않악..!"


스티브가 못되게 입을 놀리는 버키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툭 쳤다. 살짝 칠 생각이었는데 부끄러운 마음에 힘이 조금 들어간 모양이다. 버키가 아픈 자신의 입술을 손가락을 몇번 쓰다듬었다. "미안. 세게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러게 왜 그런 이야길 하는거야" 답지 않게 스티브가 자신의 잘못은 버키의 탓인냥 돌렸다. 그는 누구에게나 선하고 공정하며 책임을 지는 사나이였지만 가끔식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을 버키의 탓으로 돌리곤 하였다. 버키는 그것이 스티브 만의 애교라고 생각하였다. "Punk. 아주 혼나야겠어" 버키가 찌푸린 표정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스티브의 몸에 올라탔다. 혼나야돼, 어. 아주 버릇없는 짓이야 스티브. 어? 버키가 낙제를 받은 학생을 혼내는 듯이 엄한 목소리로 말하며 입술로 그의 볼에 쪽- 그의 입술에 쪽- 그의 목에 쪽- 도장을 찍었다.


"푸흐.. 혼내는 거 맞지 아하하 간지러워" 

"어어? 혼나는데 웃어? 더 혼나야겠어 스티브"


버키가 선생님 장난을 계속 하면서 한 손으로 그의 티 안에 손을 넣었다. 못된 아이에게는 벌을 주고 착한 아이에게는 상을 주는 버키 선생님은 항상 스티브에게 똑같은 것을 벌과 상으로 주었다.






"앞으로 한시간동안은 캡의 방에는 안가는게 좋을꺼야"

"또?"


바튼이 샘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소파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서는 "윈터솔져의 몸이 그냥 녹아서 없어졌겠어 윈터솔져가 아니라 워터솔져가되겠어" 라며 비아냥 거렸다. 옆에 앉아있던 스콧이 그 말을 듣고서는 고개를 끄덕 거렸다. 영웅 캡틴 아메리카를 만난것이 최근 일어난 일중에 가장 놀라운 일이 될 줄 알았는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따로 있었다. 살아있는 전설 캡틴 아메리카와 그리고 하울링 코만도의 팀원이자 절친한 친구인 버키 반즈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니. 그런것은 위인전에도 박물관에도 써져있지 않은 너무 날것의 생생한 정보였다. 반대편에 앉아있던 완다가 자신이 부끄러운듯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건 저러면서 우리가 모를줄 안다고 생각하는거예요. 왜 모른다고 생각할까요? 적어도 자제나 하고 그래주셨으면 하는데.."

"도대체 전략에서 사용하는 뛰어난 통찰력과 관찰력이 왜 그냥 있을때는 사라지는 걸까?"

"몰라. 전투용인가보지, 뭐"


바튼이 얼굴에 마른 세수를 하면서 끄응 하고 힘겨운 소리를 냈다. 그의 신념을 믿고 그렇기에 캡을 따랐던 이들이었지만 스티브와 버키의 사생활 관계에서만큼은 어쩔 수 없이 툴툴거리게 되었다. "그래도 버키는 우리가 알고있는걸 알고 있던데" 샘이 완다의 옆자리에 앉으면서 지난번의 일을 회상하였다. 둘이 남몰래 복도에서 - 아무리 남몰래라고는 해도 복도였다구! - 입술을 맞추고 있을때 샘은 버키와 눈을 마주쳤다. 이미 둘이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고있긴 하였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둘의 애정행각을 본 적은 없었기에 놀랐던 샘이 입을 떡 하고 벌렸었다. 다행히 스티브는 등을 돌린 상태였기 때문에 샘을 보지 못했지만, 그를 마주보고있었던 버키는 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는 샘을 보고 버키는 당황하지 않고 그리고 입맞춤을 그만두지 않고 그저 살며시 눈을 둥글게 휘었다. 명백히 웃고있는 표정이었다.


"그런것 같았어. 아니 그러면 캡한테 대신 좀 말해주면 되지 않나? 이미 우리가 알고있다는 사실을" 

"버키 속을 누가 알겠어"

"아마도 캡틴이 스스로 말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아요. 우리처럼요."


고집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는 스티브의 우직한 성격상 그는 자신의 팀원들에게 비밀을 갖고싶지 않은 것 같았다. 전우는 서로 숨기는 것이 없으며 같은 목적을 실행하며 서로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갖고있는 신념 중 하나였으니까 말이다. 어린아이의 소망을 깨고싶지 않은 것 처럼 그들은 스티브의 성격과 신념을 알기에 저들이 먼저 사실 둘의 관계를 알고 있다 라고 밝히지 못하였다. 그러면 캡틴이 먼저 비밀을 털어놓을 기회가 없어지니까. 완다의 우리처럼요 라는 말이 나오자 불평을 쏟아내던 네명이 동시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정적을 깬 것은 바튼이었다. 


"그러면 버키한테 말해보자고. 빨리 재촉좀 해보라고. 난 활쟁이지 배우가 아니란말이야" 


스티브가 저희들에게 비밀을 갖고 싶어하지 않아 스스로 말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더이상은 모르는 척 하기 힘든 그가 낸 혜안이었다. "동감이야" 스콧의 동의와 함께 전부가 고개를 끄덕 거렸다.


 








----

시빌워 쿠키..? 으응..? 그런게 있었나..?(눈물)


그냥 시빌워에서는 행복한 할배들을 못본거 같아서 너무 슬퍼서요. 짧고 가볍게 둘이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이 시리즈는 버키가 안 얼려지고, 스티브와 함께 팀 캡과 보살 블랙팬서왕님의 허락하에 와칸다에서 살고있는 내용입니다.  

'MCU > 스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키스팁 - 러트사이클 (上) *  (0) 2016.05.11
버키스팁+럼로우스팁 - 코드 *  (2) 2016.05.06
로키스팁 - Your Master (1)  (0) 2016.04.19
로키스팁 - 창조 *  (0) 2016.04.07
럼로우스팁 - 4월의 바보  (0) 2016.04.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