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하게 썼는데 취향 탈지도 몰라요.

*가능한 소프트하게가 목표입니다.



(1)



스티브 로저스가 어쩐일로 아프다는 이유로 체육수업을 빠지고 참관하기로만 하였다. 큰 키에 우락부락한 몸으로 다른학생들보다 수배로 건강해보이는 그가 아프다는것은 보기드문일이었다. 학생회장으로서, 반의 우두머리와 같은 존재로 그의 주위에는 항상 사람이 차고 넘쳤다.그렇기에 지금 많은 이들이 계단에 앉아있는 그를 둘러쌓아 걱정스러운 말을 건내며 떠나가질 못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병약했던 그의 어린시절을 알고 있는 버키 반즈는 가장 호들갑을 떨고있었다. 당장 양호실에 가봐야하는것 아니냐며부터 시작해서 내가 업어서 데려다줄까? 라는 낯부끄러운 말도 서슴없이 내뱉고 있었다. "아냐, 그정도 까지는 아니라니까" 소꿉친구의 과보호가 살짝 부끄러운 스티브가 얼굴을 붉히며 손을 휙휙 저었다. 스티브 로저스로 인해 체육수업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보다못한 체육교사가 호루라기를 불어 집합을 시켜서야, 하나 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미적거리며 남아있던 버키 반즈가 "아프면 손 흔들어, 바로 달려올게" 라는 왕자님 같은 대사를 남기고서는 운동장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었다.드디어 모두가 떠나 혼자가 된 스티브가 긴장을 풀고, 몸을 움크렸다. 그러고서는 후우 하고 '안심'이 섞인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누가 감히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올바르고 성실하고 누군가는 고귀하다고 찬양까지 하는 그 스티브 로저스의 체육복 안에 그를 칭칭 묶고 있는 빨간색 밧줄이 있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때문에 체육수업을 빠지고 누군가에게 들킬까 노심초사 하고있다는 것을.


오로지 그 사실을 알고있는 것은 스티브의 주인인 로키 오딘슨 뿐이었다.



[오늘은 스스로 거북묶기를 하고 학교에 가]



본디지(Bondage)라는 것은 플레이 중에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행위였지만 거북묶기와 같은 간단한 것은 거울만 있다면 혼자서도 가능했다. 오늘 아침 스티브는 거울을 보고 스스로 몸을 묶었다. 성기주변을 묶어 야릇한 감각이 그의 몸을 휘감았고, 가슴을 묶어 숨을 깊게 쉴 수 없어 답답하였다. 몸의 답답함도 답답함 이었지만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은 이런 모습을 하고 학교에 간다는 것이었다. 까딱하면 자신이 밧줄로 온 몸을 묶고 온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함과 두려움. 경멸당할지 모른다는 공포. 다 묶고나자 뜨거운 한숨이 저도 모르게 나왔다. 지금 나는 긴장하고있는 것일까, 두려움에 떨고있는 것일까, 겁에 질려있는 것일까. 아니면 어쩌면, 기뻐하고 있는 것인가. 무서운 것을 억지로 이행한다는 것에 대해 기쁨을 느끼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스티브가 거울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딱딱한 얼굴을 하고서는 찰칵- 하고 사진을 찍었다. 얼굴없이 속옷만 입고 밧줄이 묶여져있는 몸이 화면에 나타났다.  




[네]




보내는 와중에도 두근두근 가슴이 떨렸다. 잘못을 저질러 혼나기 직전의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붉그스름한 얼굴로 혹시 답장이 오지 않을까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잘했다는 칭찬 한마디 없었다.

 




-





스티브 로저스는 로키에게 있어 흥미를 돋구는 종류의 인간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남에게 관심이 없던 로키이기는 하지만 스티브 로저스는 더더욱 관심의 대상에서 예외적인 존재였다. 워낙 유명한 인물이었기에 그에 대해 아무생각이 없던 시절에는 자연스레 열린 귀로 스티브 로저스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정말 대단한 학생이라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 선생들, 멋있는 놈이라면서 추켜세우는 사내놈들, 꺄꺄거리며 좋아하라하는 여자들.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스티브 로저스는 따분한 남자라는 것이었다.오만하지 않고 겸손하며, 공평하며, 원리원칙을 따르며, 이상을 꿈꾸는 바보같은 인물. 어찌보면은 로키, 자신과는 정 반대의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저런 인간은 골치 아프다. 엮이지 않는것이 좋다.' 이것이 스티브 로저스에 대한 로키의 판단이었고 로키는 그 뒤 로키의 의사와 관계없이 흘러들어오는 이야기도 무시하게 되었다. 


로키에 대해 무지하고 스티브와 스티브에 대해 무관심한 로키였지만 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자주 얼굴을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같은 클래스 라는것도 한 몫 하였지만 그들을 더 사적인 공간으로 묶는 존재가 있었다. 스티브의 친우이자 로키의 형인 토르 오딘슨. 그는 스티브 로저스라면은 껌뻑 죽었다. 같은 학년임에도 둘이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된 것은 토르의 저돌적인 접근방법 덕분이었다. 브라더 콤플렉스라고 놀림을 받는 토르는 자신의 동생을 챙기기 위해 자주 로키의 클래스를 들락달락 거렸다. 로키는 그런 토르를 무시로 응대하였고 토르는 그런 로키의 무시를 무시하며 이래저래 자기 할말을 늘어놓고는 하였다. 


토르가 스티브의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지는 로키도 잘 모르고, 둘이 어떻게 친해졌는지도 잘 몰랐다. 그저 토르가 자신의 클래스에 내려와서 계속 로키 주위를 맴도는 것이 어느 사이엔 반 정도는 스팁 주위를 맴돌며 웃는것이었다. 로키는 그 현상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금발 멍청이들끼리 통하는게 있나보군, 이라는 무례한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그렇게 눈깜짝할 사이 둘은 학교에서 알아주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그 후로 로키는 스티브를 토르의 집이자 자신의 집인 사적공간에서도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그렇다고 둘의 사이가 진전이 있거나 서로에게 없던 관심이 생겼던 것은 아니었다. 클래스 내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은 대화가 그저 장소가 바뀌었다고 성사되는 것은 아니었다. 스티브는 로키를 친하지 않은 클래스메이트 이자 친구의 동생으로 보았고 로키는 그냥 바보같은 평의 바보같은 친구인 스티브 로저스로 보았다. 





"하하- 로키. 그렇게 비실비실해서 어디 힘이라도 쓰겠느냐!"




사건의 시작은 경거망동한 토르의 입방적 이었다. 평소 자신의 단련된 육체와 훌륭한 신체능력을 자랑하던 토르는 시시하게도 로키에게 팔씨름을 걸어왔다. 그런 하찮은 일에 힘을 쓰기도 싫으며, 왜 근육의 크기가 자랑거리가 되는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로키는 당연히 싫다고 거절을 하였다. 애초에 질 게임을 스스로 할 이유가 없었다.그러나 토르의 열기에 흥이 취한 부모님이 재미있겠다면서, 로키가 이길 수도 있지 않냐며 게임을 강제로 집행시켰다. 로키가 이길 수도 있지 않냐라니. 스포츠를 좋아하는 근육 바보의 토르를 앉아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샌님인 로키가 이길 가능성은 0에 수렴하였다. 어찌되었든 하찮은 게임은 시작되었고 로키가 토르에 비해 적을뿐 근육과 힘이 없는 편은 아니었기에 팔씨름은 꽤 오래 지속되었다. 


하지만 가능성에 따른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래된 싸움은 그저 로키의 버티기 였을뿐, 모두가 예상했던대로 왼손, 오른손 둘다 토르의 승리로 끝이났다.시시하다고 코웃음을 쳤지만 막상 지고나니 기분이 나빴다."제대로 해보자고" 로키가 자신이 입고 있던 조끼를 벗어던지고, 단추를 풀어 셔츠소매를 걷어 올린다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르는 동생의 행동에 "하하하" 하고 큰소리로 웃고서는 "도전은 언제든지 환영이지" 라며 자신도 소매를 걷어 올렸다. 두 번째 시합,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항상 어른스러운체 사람을 아래에서 쳐다보는 로키였지만 그는 이상한 곳에서 유독 어린아이같았다. 특히 무언가에 지기 싫어 생기는 승부욕은 토르못지 않게 강했다. 분명 스스로가 쓸모없는 짓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로키는 토르에게 팔씨름을 진 것이 분했는지 입술을 다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자신의 둘째아들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뒤늦게 감지한 부모님이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다른걸 겨루어 보는것이 어떤? 로키가 토르보다 체스를 잘하잖니" 라며 화제를 돌리려 노력하였다. 그러나 눈치가 없는 토르는 승리에 한 껏 신이나 쓸모없는 말을 내뱉었다."하하- 로키 그렇게 비실비실해서 어디 힘이라도 쓰겠느냐!" 프리가가 토르의 등짝을 짝- 하고 치며 눈치를 주었지만 이미 물은 엎지른 뒤였다.


"...좋겠네. 근육이 많아서"


이미 이마에 힘줄이 자리잡은 로키가 토르를 노려보며 말했다. 싸움은 토르가 먼저 걸었다.





그렇게 자랑하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지, 로키가 자신의 방문을 잠그고 노트북을 열었다. 로키의 노트북에는 여러 숨겨진 파일들이 있었는데, 파일목록의 대부분은 토르와 관련되어있는 것이었다. 토르의 사진만 해도 수 백장이 담겨있었다. 딱히 로키가 브라더콤플렉스를 갖고있어 자신의 형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저장한 것은 아니었다. 이 모든 것들은 언젠가 사용할 것을 대비하여 저장한 것이었다.로키의 행동은 간단했다. 그렇게 자랑거리이니 모두에게 보여주겠노라 생각했다. 로키는 이리저리 검색을 한 뒤 한 게이사이트를 찾아 접속하였다. 익명으로 된 사이트이기는 하였지만 로키가 짧은시간안에 찾은 것을 보아보안이 그렇게 철저하지 않은 곳 같았다. 아마 자신의 정체를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은 사람은 이런 커뮤니티를 하지 않겠지. 로키는 천천히 사이트를 둘러본 다음 회원가입 - 이메일주소만있었으면 되었다 - 을 하였다. 그리고 바로 갤러리 게시판에 토르의 얼굴을 자른 토르의 몸 들은 업로드 하기 시작했다. 


바보같은 토르는 창피함도 모르는지 학교내에서 상의를 훌렁훌렁 잘 벗고 다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좋다고 꺄아꺄아 소리를 내는 사람도 많았고 로키는 그 덕분에 손 쉽게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턱에 손을 괴고 무표정하게 마우스를 틱틱틱- 하고 올렸다. 인정하기 싫지만 토르의 몸이 좋긴 좋은것인지 갓 들어와 병아리마크를 달고있는 회원이 자신의 몸이라며 연신 사진을 올리자 띠링띠링 하며 Good! 이라는 시스템의 숫자가 올라갔다."멍청이들" 욕을 내뱉으면서 마우스를 클릭하고있는 로키의 얼굴에는 살며시 미소가 보였다. 아아- 토르 좋겠네. 그 좋은 몸이 이렇게 인기 있을 줄이야. 


사이트 마다 성향이 있겠지만 이곳은 질이 나쁜 편인듯 하였다.[당장 엎드려서 널 박고싶다] [시발 가슴에 내꺼 끼워놓을수도있겠는걸?] [하반신은 안올리나?] 등의 다소 성희롱적인 발언들이 로키의 아이디를 통해 보내져왔다. 부럽네 토르. 이렇게 많은 게이들에게 사랑을 받다니. 로키가 키득키득 웃으며글을 남겼다. [지금 내몸보고 자위하는 사람있어?] 순식간에 또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 하고있다며 정말로 사진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우웩. 흉측한 사진에 로키가 저도모르게 헛구역질을 했다. 하지만 이정도면 토르의 화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이제 로키는 캡쳐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 뒤, 하나하나 자신이 올린 사진과 반응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토르에게 전송하기 위해서였다. 호모포비아적인 성향이 없는 토르라고 하여도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보면서 마스터베이션을 한다는 것은 기분 나쁠 일이없다. 상대방이 자신이 좋아하는 자가 아니라면은 여성이라도 싫을게 분명했다. 


"오, 형. 난 니가 너의 그 자랑스러운 몸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줄 알았지" 


토르의 약을 올릴만한 대사는 이미 준비되어있었다. 이제 대충 캡처한 사진을 정리하고 탈퇴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로키의 눈에 무언가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로키의 아이디로 수 십개의 메세지가 계속 울려왔는데 메세지는 로키가 확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하단의 오른쪽에 빼꼼 튀어나와있었다. 그 메세지 중 낯익은 이름을 하나 발견하였다. '스티브 로저스' 스티브 로저스? 순간 로키가 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가는 메세지를 클릭하고 말았다.



[스티브 로저스 : 안녕하세요. 톰 히들스턴씨. 업로드 하신 사진 잘 보았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혹시 저와 랜선으로 디엣 관계를 맺으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닉네임 처럼 사용되는 이 이름이 진명일 확률이 높은가, 가명일 확률이 높은가? 높은 확률로 가명일 확률이 높았다. 동성애자 커뮤니티 그것도 꽤나 하드코어한 성향을 갖춘 그렇다고 정보의 보안성이 강하지도 않은 사이트였다. 자신이 동성애자에 변태성욕자임을 이마에 써놓고 다니지 않는 한 이 이름이 진명일 확률은 낮았다. 그렇다면, 이 '스티브 로저스'는 자신이 알고있는 '스티브 로저스'일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렇긴 하여도 신기한 우연이었다. 이름뿐만 아니라 성까지 같은 자라니. 로키는 가벼운 우연에 이끌려 답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톰 히들스턴 : 너무 갑작스럽네요, 왜 저죠?]


메세지의 답장을 보낸 뒤 로키는 재빨리 인터넷을 통해 디엣을 검색하였다. 비밀로 감싸진 숨겨진 용어는 아니었는지 금방 뜻을 찾을 수 있었다. 디엣, 이란 DS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돔과 섭이 상호합의하에 주종관계를 맺는것을 말했다.간단히 말하자면 지배자와 피지배자 역할로 나누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돔이란 지배자로 정복하고 상대방을 컨트롤 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자였고, 섭이란 피지배자로 복종하는것에 기쁨을 느끼는 자였다. 별다른 흥미없이 찾아본 용어들이었지만'지배'라는 것은 로키의 구미를 조금 당기게 하였다. 누군가를 지배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으니까. 로키가 용어를 찾고 있는 사이에 이미 답장은 도착해 있었다. 


[스티브 로저스 : 음..저기..음..톰..히들스턴씨의..몸이..너무 제 취향이어서요.]


발칙하면서도 솔직한 이유였다. 이런 토르, 여기 너의 열렬한 팬이 있네. 로키가 웃음을 참고 이어서 답변을 보냈다.


[톰 히들스턴 :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돔인지, 섭인지]

[스티브 로저스 : 저..미성년자입니다. 미리 말씀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17살이고 멜섭입니다]


17살. 이 또한 기막힌 우연이다. 자신이 알고있는 스티브 로저스도 17살이니까. 로키는 잠시 고민을 하였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이 엄청난 확률. 이것을 그저 '우연'으로만 보아야 할까? 상대방은 자신을 멜섭이라고 칭하였다.그러니까 지배당하는것에 기쁨을 느끼는 남자라는 뜻이다. 로키가 알고 있는 스티브 로저스는 어떠한가? 누군가를 지배하고 싶어하는 욕망은 보이지 않지만 어찌하였든 단체를 통솔하고 명을 내리는 남자였다. 그의 인격의 여부를 상관하지 않고 말하자면그는 피지배자보다는 지배자였다. 그런 그가 내재된 마음속으로는 누군가에게 지배당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고있다? 


로키는 치밀하고 예리한 남자였다. 만약, 로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은 대부분 이 것을 그냥 엄청난 우연이라 치부하고 무시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스티브가 그럴리 없으니까. 금욕적으로 보이는 스티브 로저스가 그럴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로키는 달랐다. 사람이라는 모르는 일이었고 모든것에는 가능성있다고 생각하였다. 우연과 우연의 겹치는 것은 큰 우연이 아니다. 


[톰 히들스턴 : 혹시 지역이 어디신가요? 자세히는 안 알려주셔도 됩니다]

[스티브 로저스 : 저는 오프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톰 히들스턴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지역이 가까우면은 곤란할 것 같아서요]


동성애자간의 일반인이 보기에는 다소 하드코어한 계약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가까우면 곤란하다는 말은 이유를 덧붙이지 않아도 설득력이 갖춰져있었다. 



[스티브 로저스 : 뉴욕입니다]



뉴욕, 로키는 단어를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푸흐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스티브 로저스, 17세, 뉴욕.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톰 히들스턴 :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생각지도 못한 장난감이 손에 들어왔다.


-



모든 수업이 끝이나면서 하교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시끌벅적한 학생들 속에서 로키는 멀리서 스티브를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 내내, 열이 있는 듯이 얼굴을 붉히고 엉거주춤 계속 몸을 숙이고 따뜻해지려는 날씨에 춥다는 이유로 야구점퍼를 입고있는 그의 모습은 누가봐도 컨디션 난조로 보였다. 극성맞은 그의 친구는 스티브에게 자신이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자처하고 있었고 스티브는 괜찮다며 그것을 말리고 있었다. 로키는 그 실랑이를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짓고서는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러고서는 지나가다가 발을 헛디딘척, 실수인척, 몸을 기울여 스티브의 어깨를 밀쳤다.


"윽---!!!!!!!"


스티브 로저스가 바닥에 나뒹구는것과 동시에 짧은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스티브!" 버키가 그를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미 놓친 뒤였다. 스티브는 바닥에 자신의 몸을 감싸며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있었다.밧줄로 꽁꽁싸맨 몸이었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온 몸 곳곳에 압력이 왔으니 아플만도 하였다. 섭의 성향은 강했지만 M의성향이 강하지 않다고 한 스티브는 아픔을 쾌락으로 느끼지 못했다. "미안하군. 미처 보지 못했어"로키가 순순히 깨끗하게 사과를 하였다. 버키는 저가 다친것도 아니면서 스티브를 일으켜세우며 로키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버키가 로키를 향해 뭐라 할 말은 없었다. 왜냐하면 로키는 정말로 실수로 부딪친것 같았고 또 세게가 아닌 살짝 부딪쳤기 때문이었다. 비록 로키와의 충돌로 스티브가 바닥을 구르긴 하였지만 이것을 로키의 탓으로 하기에는 어려웠다. "스티브가 정말 많이 아픈가봐" 상황을 보고 있던 아이들이 수근 거리면서 버키의 어깨에 매달리고 있는 스티브를 쳐다보았다. 스티브는 아직도 충격에 못 벗어났는지 아이들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괜찮냐는 안부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스티브 로저스, 어때? 남몰래 온 몸을 밧줄로 묶고 많은 이에게 시선을 한몸으로 받는 기분이?'


로키가 당장 스티브에게 생각 속의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앞에서 그렇게 스티브의 성적취향을 밝힌다면 기껏 얻은 재미난 장난감을 잃을게 뻔했다. 로키는 말을 하는 대신 뒤를 돌아 군중들 속에서 빠져나왔다.어떤 기분이었냐는 메신저를 통해 물어보면 되었다. 


로키가 자신의 돔인지 모르는 스티브는 로키에게, 아니 톰 히들스턴에게 거짓을 고하지 않고 전부 내뱉을태니까 말이다.




--


SM보다는 DS위주로 진행됩니다. 연성에 나오는 디엣은 실제디엣보다는 판타지가 섞인 디엣으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엣이라든가 SM이라든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역이기때문에 싱글벙글 웃으며 썼습니다. 

최근 RPS로 가벼운 로코물을 연성중인데 로코물도 로코물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역시 저는 변태같은게 제일 좋은거같아요. 그다지 취향타지 않은 연성이라 생각해서 주의를 안 달았는데...취향타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스럽네요. SM보고싶네요. DS보고싶네요. 로키스팁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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