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커크 신간 단편집


본즈커크 신간 단편집(100p. 10000원)

웹의 연성 답답한 연인 및 둘의 몸이 바뀌는 내용 수록.

단편집으로 일상코미디, 로맨스코미디, 행복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au있습니다.)


샘플(답답한연인) : http://junkfood.postype.com/post/426223/

샘플(둘의 몸이 바뀌었다): http://junkfood.postype.com/post/434141/


문의 및 질문은 댓글이나 DM주세요. 


구입 ▷http://naver.me/G664uj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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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팁버키 + 럼로버키 < 사랑에 대하여 > 19세 미만 구독 불가. Only 선입금. 




샘플 1: http://junkfood.postype.com/post/438914/

샘플 2: http://junkfood.postype.com/post/438922/

샘플 3: http://junkfood.postype.com/post/439770/


현대AU. 오메가버스. 삼각관계. A5. 90P.10000원 (페이지 10p내로 달라질 수 있음)

어린 시절부터 스티브를 짝사랑하던 버키는 그가 약혼을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충격을 받아 절망하고 있던 그는 우연히 과거에 연인이었던 럼로우와 재회를 하게 된다. 끝날 줄 알았던 스티브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럼로우와의 만남으로 그는 혼란스러워 한다.


선입금만 받으며 현장판매분은 파손대비를 위한 책 3~4권정도입니다. 



2. 로키버키/토르버키/럼로우버키 <Aduly Bucky2> 19세 미만 구독 불가. Only 선입금. 



A5/60p/5000원(페이지 10p내로 달라질 수 있음)

로키버키/토르버키/럼로우버키 세 개로 구성되어는 욕망의 떡 책.버키굴리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샘플은 따로 준비되어있지 않으며 글의 분위기가 보고싶은 경우 포스타입 혹은 티스토리의 글을 읽어주세요. 샘플로 포스타입에 있는 스팁버키 글을 첨부하겠습니다.


예시 글 : http://junkfood.postype.com/post/355953/ 


3. 스팁버키 <Adult Bucky> 19세 미만 구독 불가. 재고 2권.



A5/90p/10000원

스팁버키 떡으로만 구성되어있는 쩜오온 재고 책. 

오메가버스/수인물/센티넬버스/돔섭AU/빌런스팁캡틴버키AU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간재고 선입금 하고싶은 경우 댓글이나 멘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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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금 및 통판▶ http://naver.me/xA4grH6J





히트사이클이 끝나고 오메가로 발현되고 난 후, 버키가 느낀 감정은 절망이었다. 오메가로 발현되어서 절망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메가로 발현되는 거라고 생각했을 땐 기뻤으니까. 하지만 후에 밀려오는 히트사이클이라는 페로몬에 취해 스티브에게 성적인 유혹을 했다는 점과 그리고 스티브가 오메가 체취에도 넘어오지 않고 단호하게 돌아갔다는 점 때문에 깊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 페기. 페기 카터의 이름. 스티브는 페기와 자신에게 정말 미안한 짓을 했다며 돌아갔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자신이 베타가 된거랑 오메가인것은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였다는 거다. 자신이 오메가든, 베타이든. 스티브는 페기를 선택하였을 거다. 


IF라는 망상도 이제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니, 이제 현실에서 스티브를 어떻게 볼 것인가.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티브가 자신의 집에 온것은 자신이 연락을 해서였다. 몸이 아프니 와달라고. 기억은 중간중간 날아가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메신저에 연락이 남겨져있으니 분명했다. 


오메가로 발현된 이후, 여러가지 건강검진을 했어야 했다. 뒤늦게 발현된것이니 뭐하나 문제가 있나 더더욱 정밀히 검사해야했다. 평생을 베타로 살아왔던 그이기에 준비하는 하나하나가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스티브라는 정신적인 고통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였다. 


짝사랑 상대에게 페로몬 이라는 이유를 빌려 써 붙어먹으려고 했다라는 사실은 버키를 충분히 자기혐오적인 인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렇게까지해서 스티브의 손길을 받아보려 애를 썼지만 결국에는 선택받지도 못했다. 비참함과 절망감과 슬픔. 모든것이 한 곳에 섞이고 나뒹굴어 버키의 속을 긁어 놓고 있었다. 좋지 않은 일은 연달아 일어난다더니, 페기와 스티브의 약혼에 이어 어젯밤과 같은 사건도 벌어지고. 


병원에서 받은 약과 진단서를 가방안에 넣고 버키가 천천히 길을 걸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돌아가는 것이 빠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걷고싶은 기분이었다. 저벅저벅 걷다보니 어느새 해질녘이 되었다. 여름의 낮은 긴데, 해가 저물고 있다는 것은 벌써 밤 여덟시는 되었다는 뜻이다. 때마침 다리 위를 걷고있던 버키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는 강을 바라보았다. 옆에 차선에는 차들이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었고 강은 해를 반쯤 담그고 있었다. 


지금 떨어져 죽을까.


멍하니 다리의 난간을 붙잡고 강을 빤히 쳐다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계획적인 생각이 아니라 그냥 튀어나온 거였지만. 아슬아슬할정도로 허리를 굽혀 강을 바라보고 있자, 옆에서 이봐. 뭐하는거야? 라는 소리가 들렸다. 자살시도자처럼 보이는 자에게 거는 말 치고는 담담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였다. 버키는 그냥 강을 보려는 거였어. 라고 웅얼거리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어?"

"...어."


순간 너무 놀라 약봉투를 강에 떨어트렸다. 


***


그 해에는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다. 버키는 이제 청년의 티가 나는 소년이었고 스티브는 아직 말라깽이 모습에서 벗어나지못했지만 학교에 몇 없는 알파였다. 스티브가 알파로 성질이 발현된 것은 15살이었지만 눈에 띄게 된 것은 17살이었던 올해부터였다. 그 이전까지는 모두들 알파니, 베타이니, 오메가이니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외관상 힘있어 보이는 이들이 우세였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기준이 달라졌다. 


버키에게 스티브는 늘 스티브였다. 늘 빛나는 자신만의 빛. 하지만 다른이들에게는 스티브는 여전히 같은 스티브가 아니었던거 같다. 입학 후, 스티브는 인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도대체 그 성질이 뭐가 중요하다고? 버키의 딴에서는 이해가 불가능했지만 고등학교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성질이라는 것이 사람을 판단하는데 꽤 중요한 역할인 것 같았다. 버키는 그것이 세상이 알파중심사회 - 아무리 공평하다고 그들이 우겨봤자 - 덕에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을 더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비실비실하여 매일 맞고 살던 브루클린의 꼬맹이는 이제 학교에서 최고권력층이 되었다. 스티브는 여전히 스티브로 늘 변함이 없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다르게 보았고. 그로 인해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모이면서 자신과 스티브의 관계에 불균형이 생기고 말았다. 자신에게 스티브는 아직 넘버원이었지만 스티브에게 자신이 온리원이 아니게 된 것이었다.


초조하고 불안했다. 스티브에게 그들은 니가 알파여서 좋아하는거야. 발현하지 않았으면 좋아하지 않았을껄? 라고 말하고 그를 상처주어 다시 자신만의 옆자리에 앉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그가 새로운 친구덕분에 행복해하는것도 있었지만 그 스스로도 자신의 성질이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가 되는 것에 시작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그 이후지. 그들이 후에도 내가 알파인것만으로 친구를 하고 있는 거라면 거절이겠지만 그것만이 아니게 된다면 거절할 필요는 없지."


담담히 그런식으로 말하던 스티브에게는 정말로 그가 '알파'여서만이 아니라 '스티브'여서 다가오는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알파라는 형질은 전광판이되어서 스티브 라는 빛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였지 스티브 자체를 '알파남성'으로 만들진 못했다. 결국 저 혼자 꼭꼭 숨겨두었던 빛이 발견되었구나. 모두들 알아버렸구나. 버키는 외로워졌고 비참했다. 스티브와 함께한지 꽤 오랜시간이 되어 짝사랑을 하며 괴로웠던적도 많았지만 그 중 오늘날이 가장 힘들었다. 


그의 주변에는 점차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고 베타 여성과 오메가들에게도 구애를 받기 시작했다. 자신은 속이 끓지만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어린 버키는 연기를 잘하지 못해 감정표현을 숨길 수 없었다. 늘 항상 그 잘생긴 얼굴을 꾸기고다녔고 그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버키의 심정변화를 놓칠리 없는 스티브가 무슨 일이냐며 달래주기는 했지만 버키는 이유를 말할 수 없었다.


스티브는 많은 모임에 초대를 받았고 버키도 당연스레 같이 초대를 받았다. 스티브는 늘 버키와 함께이길 원하였기에 버키는 싫은 자리에도 꾹꾹 참가를 하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들어져 몇 번은 그냥 도망치기도 했다.  


럼로우와 인연이 닿은 것은 도망쳤던 날 중 하루였다. 입학 후, 점차 건강해지는 몸 덕분에 나날히 인기가 상승하고 있던 스티브의 주변에는 늘 오메가들이 있었고 그를 유혹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 꼴을 보고있으면 위장이 뒤틀릴 것 같아 도망을 쳤는데 뜬금없는 사람이 버키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오늘은 로저스랑 안있나?"

"...럼로우 선생님."


브룩 럼로우. 건장한 체격과 날카로운 인상때문에 체육선생님으로 보이지만 국어를 담당하는 교사였다. 가르칠때 시를 특히나 좋아해서 몇 몇 학생들 사이에서는 로맨틱 가이라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 네. 저희도 따로다닐때가 있어요. 아직 첫만남이었을 때다. 교사와 학생이었으니 존댓말을 쓰는게 당연했을 때. 


"그래? 늘 로저스랑 붙어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예요. 걔친구가 제 친구가 아닌경우도 있으니까요."

"난 너무 붙어다녀서 둘이 친구사이가 아닌 줄 알았어."


갑자기 너무 사적인 말을 하는거 아니야? 당황한 버키가 숨을 헉 하고 몰아쉬고 고개를 돌려 럼로우를 쳐다보았다.가벼운 농담인가 싶었는데 그의 눈이 너무 진지해서 버키의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그냥. 힘들어보인다고. 럼로우는 뭐가 힘들어보인다고 말을 하지도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버키의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고서는 자리를 떠났다. 




저의 뭐가 힘들어보이는데요? 나중에 버키가 도서관 구석탱이에서 몰래 담배를 피는 럼로우에게 물었다. 여긴 어떻게 찾았냐. 내 비밀기지인데. 금연인 학교, 그것도 도서관에서 담배를 피다걸린 이 치고서는 담담한 어투로 물었다. 그냥... 어디있냐고 물었는데 다들 도서관에 있을꺼라고해서. 근데 다 뒤져봤는데 없어서. 마지막으로 찾은곳이 여기예요. 버키가 슬쩍 몸을 뒤로 빼 코너의 이름을 읽었다. [종교 철학] 인적이 드물만 하기도 했다. 럼로우가 담배를 입에 물고서는 몸을 돌려 버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창틀에 몸을 기대고서는 팔짱을 끼고 울망한 눈망울로 자신을 쳐다보는 버키를 바라보았다. 


힘들어보여서 실수로 그런 말을 내뱉은 자신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뭐가 힘들어보이냐고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캐물어 대답을 들으면 상황이 나빠지는 것은 자기 자신일텐데.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럼로우가 담배만을 들이키며 버키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학생은 종교카테고리에 알맞게 어린 양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자였다. 이 길을 잃고 헤매이는 어린양을 어찌합니까. 신도 믿지 않는 럼로우가 스스로에게 농담을 던지듯이 생각했다. 


"무슨 대답이 듣고싶은데?"

"선생님의 생각이요."

"뭐라고 대답할지 예상은 하고 묻는거냐?"


역으로 질문하자 버키의 눈에 습기가 뭉치는 것 같았다. 점점 빨개지더니 이윽고 눈가에 눈물 비슷한것이 맺히기 시작했다. 아, 얘는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알고있구나. 알고 있는데 묻는거구나. 단번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왜 자신에게 확인을 하려고 온 것일까. 나에게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는 것인가. 나이를 학생들보다 조금 더 먹었다고 그들의 행동패턴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젊고 혈기왕성한 이들은 종종 자신들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하니까. 


"로저스를 좋아하는데 계속 말도 못하고 친한친구 행세를 하는게 위태로워 보였어. 그리고 힘들어보였지. 내 딴에는."

"...동정하시는거예요?"

"동정도 하고 뭐. 이해도 하고..."

"선생님이 절 어떻게 이해해요?"


저흰... 지금까지 대화 한마디도 나눈 적 없잖아요. 아니, 제가 선생님 질문에 대답한적은 있겠네요. 출석부른적도 있고. 근데 그거말곤 없잖아요. 근데 어떻게 이해해요? 어떻게 알았어요? 제가 그렇게 많이 티났어요? 스티브를 좋아하는게? 걔도 알았으면 어떻게해요? 걔도 알았는데...알았는데 무시한걸까요? 속사포처럼 우다다 말을 내뱉었다. 숨을 쉬지도 않고 말을 내뱉는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던 럼로우가 당황해 반즈? 하고 불렀다. 


"걔도...걔도 알았는데 계속 무시한거면 어떻게하죠?"


결국 그 말을 끝으로 버키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젠장. 울릴생각은 없었는데. 당황한 럼로우가 입에 물고있던 담배를 창가에 던지고서는 몸을 움직여 버키의 앞으로 다가갔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아 자신보다 작은 브루넷 머리의 소년이 엉엉 울며 팔목으로 눈가를 문지르고 있었다. 럼로우는 바로 버키의 앞으로 다가와 등을 쓸어다 주며 달래주었다. 


"아니야, 반즈. 티가 많이 난게 아니라 내가 그냥 발견한거야."

"어떻게...어떻게 발견해요. 선생님이랑 흑...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근데...흑...그런 사람이 발견한거면...흑...분명 티가 많이 난게 분명해요."

"아니야, 그렇지 않아. 젠장. 반즈, 그만 울어."


펑펑펑, 큰 눈물이 버키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럼로우가 결국 참지못해 손으로 반즈의 뺨을 잡고 올렸다.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고양이가 숨을 거칠게 내쉬며 울고 있었다. 니가 티를 낸건아니야. 넌 잘 참았어. 럼로우가 엄지 손가락으로 버키의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촉촉하며 보드라운 살결이 느껴졌다. 


"그냥... 내가 예쁜애를 잘 보거든." 


이게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예쁜애를 잘 보다니. 누군가가 듣는다면 그냥 쇼타콤 - 어린소년을 좋아하는 남자 - 로 보일게 분명했다. 또 한번의 말실수에 럼로우가 자신의 혀를 깨물었다. 


"...선생님 저 좋아해요?"


버키가 목멘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그 말은 선생님이라는 자의 도덕적인 규칙을 와르르 깨트릴만한 대사였지만 한편으로는 남자 럼로우의 감정을 타오르게할만한 대사였다. 제자한테 뭐하는 짓이야와 의혹으로만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진실인 로맨틱가이의 본능. 럼우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 삼초정도 고민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너한테 이렇게 관심 안가졌지."


삼초정도면 충분히 고민을 한 것이었다.




버키와 입을 맞춘것은 도서관의 [종교 철학] 책장사이였다. 금기시되는 짓들을 성전비슷한곳에서 하다니. 반즈가 배덕감이라는 것을 알고 그런것인가. 눈을 꽉 감고 까치발을 들고서는 자신의 입술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버키를 보며 럼로우가 생각했다. 그러다 자신의 눈에 7대 죄 라는 제목의 책이 밟혀 자신도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곳에는 두사람의 숨결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버키는 그 뒤로 스티브의 옆에서 참을 수 없게되면은 럼로우의 곁으로 갔고 럼로우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자신을 안식처라고 생각하는것인지 그의 대리인 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럼로우는 자신의 사람에게 워낙 무른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다짜고짜 입을 들이밀어 서툴게 입을 맞추고 떠나가더니 요새는 그래도 조금 럼로우의 곁에 머물기도했다. 럼로우는 바로 도망가지 않은 작은 소년을 그대로 품에 안고 그래, 이쁘다. 이뻐. 하며 등을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럼로우, 날 사랑해줘. 좋아한다고 말해줘. 나에게 매달려 줘. 안그러면 내가 무너질 것 같아. 이제 서슴없이 럼로우라고 말하는 버키를 안으며 그래, 예쁜아. 라고 럼로우가 대답했다. 


"난 건장한 베타 남자라고. 예쁜이라니 그런 닭살돋는 별명 붙이지마."

"에쁘게 생긴걸 어떻게 해."

"럼로우... 너 정말 로맨티시스트구나."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것 뿐이야."


아, 그래. 버키가 피식 웃고서는 자신의 몸을 완전히 럼로우에게 기대었다. 또래보다 건장한 체격이긴 해도 아직 럼로우보다는 작았다. 원래부터 딱 들어맞는 것 같은 모형처럼 둘은 편안했다. 졸린 것 같아. 버키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자. 늦기전에 깨워줄 게. 럼로우가 버키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아직 젖살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통통한것이 럼로우에게 작은 죄책감을 심어주었다.




둘의 아슬아슬하고 편안하고 위험하고 복잡하고 잔잔한 시간이 약 삼개월 정도 흘렀다. 버키의 형편없는 입맞춤은 이제 그럴싸해졌고 둘은 더더욱 대담하게 도서관에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냥 꼬마의 장난으로 넘길 수 없는 입맞춤에 럼로우도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다. 작은 공간에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렸고 서로 넘기지 못하는 타액들이 입 주위에 흘러내렸으며 가끔식 둘의 움직임에 책장의 책이 한두권 떨어지기도 시작했다.


럼...럼로우. 숨을 거칠게 몰아내쉬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어린 소년을 자신을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갈피를 잃은 손은 그저 버키의 뒷목만을 주물럭 거리고 가끔 아쉬운지 쇄골을 지나 어깨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너무 자극시키지마. 제임스. 럼로우는 버키를 예쁜아,반즈,제임스 라고 불렀지 단한번도 버키라고 부른적이 없었다. 참아주는거예요? 선생님? 버키가 입꼬리를 올리며 어설프게 유혹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래, 애송아."

"안 참아도 되는데."


버키가 대범하게 자신의 몸을 더욱 럼로우의 앞으로 밀착시켰다. 자신보다 뜨거운 체온이 느껴졌다. 자신의 가슴을 밀착시키고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꼬옥 자신에게 매달렸다. 단단한 두 남성의 것이 닿았고 서로가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는 뻔히 알 수 있었다. 럼로우. 버키가 다시한번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럼로우는 그런 버키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아무대답도 할 수 없었다. 윤리라든가 도덕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버키는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반즈, 이제 로저스는 괜찮은거야? 


묻지 못할 질문때문이었다.





어쩌면 럼로우를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버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최근들어 스티브와 있으면 괴롭고 슬펐지만 럼로우와 있으면 편안하고 안락했다. 오히려 스티브의 옆에 있을때 짓는 미소가 가짜가 되어갔고 럼로우 옆에 있을때의 미소가 진짜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나, 스티브가 아니라 럼로우를 더 좋아하게된걸지도 몰라. 버키는 삼개월동안 럼로우와 만남을 이어가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예쁜아. 럼로우는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 정말 닭살돋기 짝이 없는 호칭이어서 싫었지만 자꾸 듣다보니 익숙해져갔다. 버키가 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럼로우에게 저의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고 캐물은적이 있었다. 고양이 같이 생긴게 강아지 인상이어서 그게 신기해서 좀 보다가 이뻐보이더라고. 럼로우는 늘 항상 무심하듯이 말하지만 내용은 부끄러운 것 뿐이었다. 


"날 좀더 사랑해줘."


버키가 럼로우에게 더욱 대담하게 다음 진도를 요구했을 때, 그렇게 얘기했다. 럼로우는 망설이는가 싶더니 결국 이리저리 자신의 얼굴과 귓가와 목에 입을 맞추며 "...다음에." 라고 속삭였다. 그것만으로 온 몸에 전율이 돋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대로 스티브를 잊고 살 수 있을지 몰라. 그러면 모든게 해피엔딩인거야. 스티브는 친한 친구를 잃지 않을 수 있고, 나는 나대로 더이상 괴로워지지않을 수 있고. 


17살의 아직 낙천적이기만한 버키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윽고 그 버키는 날벼락을 맞듯이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스티브가 드물게 자신과 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있다며 방과 후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이제 저번보다 키가 자라고 몸에 살이 붙은 스티브는 건장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르다고 표현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그래도 저 진지한 눈은 똑같아. 버키가 속으로 키득 거리며 알겠다며 순순히 승낙을 했다. 그것이 끝을 향한 길인지도 모르고.


"럼로우 선생님이랑 무슨관계야?"


대뜸 방에 들어오자마자 던진 말은 그것이었다. 버키는 스티브의 침대위에 편히 앉다 자신도 모르게 딸꾹 하고 소리를 내버렸다. 무슨소리야? 우리 국어선생님이잖아. 버키가 시치미를 잘 떼어냈다. 그러자 스티브가 삼초 정도 강렬한 눈빛으로 버키를 쳐다보더니 탁자 위의 책 한권을 올렸다. [신의 부름]. 지루해보이는 그 책이 어디에 꽂혀있을지 대충 짐작이 갔다. 스티브는 책 한권만 들 뿐이지 따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오로지 침묵을 하고서는 앉아있는 버키를 내려다보았다. 


"...봤어?"


결국 버키가 침을 꿀꺽 한번 삼키고 물었다. 뭐? 둘이 입맞추는 거? 스티브가 이제 책을 내려놓고서 대답했다. 그 목소리에는 명백히 분노가 묻어나있었다.


딱히 스티브에게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버키의 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봤구나. 스티브의 시선을 피하면서 말하는 버키의 목소리는 떨려있었다. 버키. 스티브가 다시한번 낮은 어조로 불렀다. 오랜만에 둘이서 방에서 놀자고 하길래 마냥 신났는데 이런 함정일줄은 몰랐다. 


버키가 스티브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두근두근,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었다. 날이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인지, 비죽비죽 땀이 흘러넘쳤고. 손에 자꾸 땀이 차 버키가 바짓단에 자신의 손을 비볐다. 버키. 스티브가 자신의 눈길을 비하는 버키의 이름을 다시한번 불렀다. 버키는 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내 눈 봐바."


결국 스티브가 걸어서 버키의 앞에섰다. 그리고서는 두 손으로 버키의 뺨을 잡은 뒤, 천천히 위로 올렸다. 힘을 주면 피할 수 있는 것을, 그가 아무리 건강해졌다고 한들 아직은 자신이 우위이거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키는 꼼짝없이 스티브의 손길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스티브는 버키를 붙잡아두는 힘을 갖고 있었다. 시선이 올려지자 버키의 눈에는 딱딱하게 굳응 스티브의 얼굴이 보였다. 지금까지 화가 많이 난 스티브는 수도 없이 보았지만 이정도로 얼굴을 굳힌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두려움인지 긴장인지 알 수 없는 심리에 버키가 침을 다시 한번 꼴깍 삼켰다. 


"스티브...그러니까. 혹시 오해할까봐 말하는건데 강제로 그런건 아니야. 나랑 럼로우랑 상호합의하에...."

"럼로우라고 불러?"

"어? 어, 응. 그러니까. 스티브 니가 걱정하는 그런게 아니야."


버키가 스티브의 손길에 의해 올려진 상태로 최대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더듬더듬 떨리는 말투와 어색한 표정에도 스티브의 표정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계속 버키의 얼굴을 잡고만 있을 뿐이었다. 버키는 이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버키."


스티브가 드디어 입을 떼었다. 응. 스티브. 버키는 이제 선고를 받는 죄인처럼 대답했다.


"내가 화난 건 니가 럼로우 선생님이랑 입을 맞춰서가 아니야. 나도 오해할까봐 덧붙이면 니가 베타남성임에도 알파남성과 입을 맞춰서 놀란것도 아니야. 그것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그, 그러면..."

"내가 화난 건, 아직 미성년자인 너에게 성인인 그것도 교사의 신분인 그가 손을 댄거야."


그건 엄연히 법률적으로 위반되기도 한 거고 도덕과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아. 버키. 내가 걱정하고 있는건, 내가 화가 난 건 그 것 때문이야. 스티브가 적당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담담한 어투로 말을 하며 버키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버키? 난 정말 너를 걱정하고 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한 스티브의 눈에는 정말 진심어린 걱정이 담겨져있었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리고 그 때 깨닫고 말았다. 자신은 아직도 스티브를 좋아하고 있다고. 지금까지 럼로우에게 도망쳐 기대었지만 결국은 제자리걸음이었다고. 


왜냐하면 자신은 지금 스티브가 자신에게 질투때문에 화내주길 바라고 있었으니까.




"미안해요."


버키가 럼로우의 품속에 안겨 울고있었다. 앞뒤없는 사과였지만 럼로우는 그 한마디에 모든것을 알 수 있었다. 연륜과 경험이라는 것이 이래서 슬픈 것 같다. 무슨소리냐고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이 작은 소년이 담고있는 감정이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크기인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이기지못할 상대방이라는 것도 알았고 반즈에게 확신을 갖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럼로우는 그저, 늘 항상 그답게.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따라갔을 뿐이었다.


입고있던 검은셔츠의 가슴언저리가 축축히 젖어가고있었다. 입을 꽉 물고있는것인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그가 얼마나 많이 울고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의 뺨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쳐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눈을 마주치면, 그 큰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는 것을 본다면. 참지 못하고 또 한번 입을 맞출 것 같았다.


"괜찮아."


럼로우가 버키에게 다시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었다.


그 뒤로 럼로우와의 관계는 끝이났다. 표면적으로는 다시 보통의 선생님과 학생으로 돌아왔지만 복도를 지나갈 때, 수업을 할때 눈과 눈이 마주치는 것이 서로가 아직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졸업할때까지 계속 이대로인 것일까. 그런 고민을 했던 것도 잠시, 곧 럼로우가 전근을 가게되었다는 소식을 듣게되었다. 이유는 금연구역인 학교내에서 그것도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도서관에서 담배를 핀 것.


겨우 그걸로 선생을 전근시키다니. 은근히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던 그였기에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나름 뉴욕에서 엄격한 사립학교였기에 가능한 처사였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럼로우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도했고 편지를 주기도 했다. 버키의 반에서도 전근을 가는 럼로우를 위해 롤링페이퍼를 썼다. 아이들 한명한명이 큰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그를 향해 짧은 메세지를 쓰는 형식이었다. 자신의 차례가 왔을때 버키는 그 커다란 종이에 어떤 말을 써야할 지 몰랐다. 그저 입안이 까끌했고 속이 뒤틀렸을 뿐이었다. 


잊지못할꺼예요. 버키는 자신의 이름도 쓰지않고 일곱글자만 쓰고 난 뒤, 다른 친구에게 종이를 넘겼다. 자신이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비겁한 자신은 사과를 해 죄책감을 덜어서도 안되었다.


럼로우의 전근이 확정된 날, 학교에는 소문이 돌았다. 신고자는 스티브 로저스 라는 소문이. 그리고 버키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몇 안되는 자였다.


***


"다시는 못만날줄 알았어."

"난 이렇게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지."


더 이뻐졌어, 제임스. 다리의 중간 사이, 럼로우가 버키를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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